![]() |
/영화 '리 밀러: 카메라를 든 여자' |
24일 <리 밀러: 카메라를 든 여자>가 개봉한다. 직관적인 제목대로 모델로서 ‘카메라 앞에 선 여자’가 아니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의 촬영감독 엘렌 쿠라스가 연출을 맡은 점도 그래서 더욱 흥미롭다.
이 영화의 탄생은 제작자이자 주연을 맡은 케이트 윈슬렛으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경매를 통해 오래된 테이블 하나를 낙찰받았는데 바로 리 밀러 가족의 소유였다. 그렇게 인연이 닿은 윈슬렛은 리 밀러에 대해 알아갈수록 ‘왜 그에 대한 영화는 한번도 만들어지지 않았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는다.
안토니가 쓴 전기 <리 밀러의 삶>을 시작으로 수만 장의 글과 사진 등 아카이빙 자료를 공부하며 그에게 다가간다. 이후 약 8년에 걸쳐 영화를 직접 완성했다.
케이트 윈슬렛은 “사람들의 판단을 신경 쓰지 않는 태도, 자신의 선택에 대한 확신, 여성과 공감하고 연결되는 능력, 진실을 쫓으며 다른 사람들 역시 진실을 찾도록 독려하는 힘을 지닌 인물. 그런 인물을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 |
/영화 '리 밀러: 카메라를 든 여자' |
리 밀러는 남성 중심의 세계에서 여성의 눈으로 전쟁을 바라보고 전달한 사진작가였다.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전장의 바깥에서 치열하게 버티며 살아내는 여성들과 아이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포착했다. 여성으로서 요구받는 역할에 순응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만든 리 밀러의 이야기는 물론 전쟁으로 무너진 세계 속 겁먹고 굶주린 약자를 직시해야 했던 내면적 고통까지 담아낸다.
케이트 윈슬렛은 “리 밀러는 유명한 남성의 뮤즈였던 것으로만 기억돼서는 안 될 사람이다”며 “그녀는 포토그래퍼였고, 작가였으며, 기자였다. 모든 일을 사랑과 열정 그리고 용기로 해낸 사람이다. 그녀는 ‘살아 있음’이 어떤 의미인지 보여주는 영감 그 자체이며, 무엇을 견딜 수 있는지, 무엇을 이뤄낼 수 있는지를 증명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리 밀러: 카메라를 든 여자>는 여성의 접근이 제한적이었던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그 한계를 뛰어넘고 네이팜탄 최초 폭격, 파리 해방, 다하우 수용소 해방 등 주요한 사건을 기록하며 활약한 리 밀러의 삶을 사실감 있게 구현했다.
엘렌 쿠라스 감독은 “리 밀러가 했던 모든 일에는 열정이 담겨있다. 우리는 그녀의 숨소리를 듣고, 그녀가 보고 있는 것을 함께 보고, 그녀가 겪은 일들을 함께 통과하면서 간접적으로 그리고 본능적으로 그녀가 무엇을 경험했는지를 이해하고 싶었다”며 “그래야 한 인간으로서, 그리고 스스로 어둠으로 걸어 들어간 한 여성으로서 그를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 |
히틀러 욕조 안의 리 밀러 |
|삶은 다른 곳에 있다. 때때로 예술영화, 독립영화, 다큐영화 등 다양성 영화를 만나러 극장에 간다.
[저작권자ⓒ 뉴스밸런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