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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노센트' |
도덕성은 부모가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말해주는 데서 시작하지만, 진정한 도덕적 감각은 자기 내면에 자리를 잡아야 하고, 이는 나 자신이 잘못됐다고 느껴봐야 한다. 그렇기에 아이가 자신 내면의 도덕적 잣대를 발견하려면 부모가 허용되는 행위라고 규정한 것을 넘어서는 시도를 경험해야겠다.
오는 6일 개봉하는 에실 보그트 감독의 두 번 째 영화 <이노센트>는 바로 도덕성이 체화되지 않은 아이에 관한 이야기다. 아마도 에실 보그트란 이름은 요아킴 트리에 감독 영화 <리프라이즈> <라우더 댄 밤즈> <델마>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각본가로 더 친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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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노센트' |
그런 그가 직접 연출한 영화 <이노센트>는 아이 4명이 만나면서 시작된다.
이다(라켈 레노라 플뢰툼)와 안나(알바 브륀스모 람스타드)는 아파트로 이사한 직후, 또래인 벤자민(샘 아쉬라프), 아이샤(미나 야스민 브렘세스 아샤임)와 친구가 된다. 네 명은 함께 놀다가 자신들이 물건을 이동시키거나 하는 등 특별한 잠재력을 가졌음을 발견하고, 벤자민은 사람마저 조정할 수 있게 된다. 넷은 이러한 능력을 이용해 호기심 어린 장난을 즐기지만, 벤자민이 어떤 일로 분노하게 되면서 결국 친구를 비롯해 주변에 위협을 가한다.
분명 판타지 한 설정이 눈에 띄지만 보그트 감독의 연출 의도는 현실 공감 스릴러에 있다. 이를 위해 ‘딱지를 뜯는 손’, ‘모래알을 만지는 손가락’ 등과 같은 작은 디테일을 촘촘히 쌓아 나갔다. 시각적인 스토리텔링을 추구해 인위적인 공포 대신, 자연스럽게 심연을 건드리는 심리 드라마를 완성시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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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노센트' |
<이노센트> 연출에 있어 또 하나 관건은 아이에 대한 이해와 연기였다. 보그트 감독은 촬영 들어가기 전, 1년 반이라는 긴 시간을 할애해 철저한 캐스팅과 워크숍 과정을 거쳤다.
그는 “아이들을 앉히고 영화 스토리를 나열한다면 너무 많은 정보가 될 것 같았다”며 “그래서 한 가지 규칙을 정했다. 아이들의 모든 질문에는 솔직하게 대답하자는 것. 영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역 배우들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모든 것을 점차 알게 되었다”고 소개했다.
아이들은 워크숍에서 점점 실제 배우처럼 본인 감정에 다가가는 걸 익혔다. 캐릭터가 필요로 하는 기초적인 감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후 스스로 체화해나갔다. 때로는 아역 배우가 그들이 무섭다고 생각하는 이미지를 가져오게 한 후, 그 이미지를 봤을 때 반응을 자각할 수 있도록 했다.
에실 보그트 감독은 “우리가 캐스팅한 아역 배우가 활발한 상상력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게 워크숍의 일부였다”며 “아이에게 동일한 사진을 보여주고 이야기를 창작해 보라는 과제를 주는 등 다양한 연습을 통해 <이노센트>가 여러모로 풍성해졌다고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본 관객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고 사악한 행동을 하는 아이를 일차원적으로 바라볼 수 없다는 지점이 영화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 삶은 다른 곳에 있다. 때때로 예술영화, 독립영화, 다큐영화 등 다양성 영화를 만나러 극장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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