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웸블리 경기장보다 길다’…동체 길이 108m, 세계에서 가장 큰 비행기의 용도는?

김성호 기자 / 기사승인 : 2025-02-05 10:4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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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기업 라디아가 개발 중한 세계 최대 크기의 비행기 ‘윈드러너’ 이미지. /라디아‧데일리스타 캡처
[뉴스밸런스 = 김성호 기자] 우리가 본 어떠한 비행기보다도 거대한 덩치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비행기가 5년 뒤쯤이면 하늘로 날아오른다.


이 비행기의 동체 길이는 무려 108m로 영국 런던 웸블리 경기장보다 길고 독특한 목적을 갖고있다. 풍력발전기에 장착하는 길이 100m짜리 날개(블레이드)를 육상 목표 지점으로 공중 수송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것.

4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스타’는 미국 에너지 회사 ‘라디아(Radia)’가 오는 2030년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비행기 ‘윈드러너(WindRunner)’를 소개했다.

제트엔진 4기를 장착할 이 비행기의 동체 길이는 무려 108m. 시내버스 10대를 일렬로 붙여놓은 길이다. 이런 엄청난 길이는 대표적인 대형 기종인 보잉 747(76m)은 물론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으로 파괴된 세계 최대 비행기 안토노프 An-225(84m)를 압도한다.

윈드러너의 엄청난 길이는 100m짜리 풍력발전기 날개를 동체 안에 거뜬히 넣기 위한 용도다. 현재 생산되는 가장 긴 풍력발전기 날개 길이가 대략 100m. 아직은 제조 공정상 어려움 때문에 수십m짜리 날개가 더 많지만 가까운 장래에 100m 날개가 일반화할 것으로 관련 산업계와 학계는 전망한다. 날개가 길수록 전력 생산 효율이 높아지기 때문.

라디아가 육상보다 운송 비용이 비싼데다 긴 활주로가 필요한데도 굳이 윈드러너 개발에 나선 이유는 뭘까?

도로를 통해 옮길 수 있는 블레이드 길이의 한계가 약 70m이기 때문. 이 정도 길이의 날개라도 자동차로 옮기려면 도로를 통제한 채 저속 이동해야 한다. 고가도로와 도로 표지판, 주변 건물도 신중하게 피해야 한다.

특히 곡선 구간이나 교차로가 문제다. 길이 10m 수준인 버스도 안전하게 회전하려면 주변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야 하는데, 이보다 훨씬 긴 풍력발전기 날개의 경우 방향 전환이 고역일 수밖에 없다.

라디아는 윈드러너의 화물 적재용 출입구를 텀블러 뚜껑처럼 열어 풍력발전기 날개를 동체 안에 밀어 넣을 예정이다.

라디아의 마케팅 부사장인 폴 한나는 “유일하게 실행가능한 해결책은 풍력 발전 단지에서 블레이드를 직접 들어 올릴 수 있는 거대한 항공기를 만드는 것으로, 이것이 윈드러너의 개발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24m 우뚝 솟은 높이와 79m의 날개 길이에도 불구하고 이 비행기는 한 번에 105m짜리 블레이드 1개 또는 80m짜리 블레이드 3개만 운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3월 발표한 라디아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윈드러너를 최대 항속거리 2000㎞, 마하 0.6(시속 734㎞)으로 날 수 있도록 설계한다. 자동차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멀리, 빠르게 날개를 옮길 수 있다.

또한 윈드러너는 풀이 자라고 조약돌이 굴러다니는 간이 활주로에서도 거뜬히 뜨고 내릴 수 있도록 내구성을 높여 설계된다. 1800m 길이의 평탄한 땅만 있으면 된다. 풍력발전기를 설치하는 자연환경 가까이에서 이착륙하겠다는 의도다

아스팔트가 깔린 소수의 번듯한 공항에서만 뜨고 내릴 수 있다면 또다시 자동차에 날개를 옮겨 실어 도로 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가능성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윈드러너 개발 프로젝트의 핵심 인사인 로켓 과학자 마크 룬드스트롬은 군사 작전을 포함한 윈드러너의 미래 응용 분야에 대한 더 큰 비전을 가지고 있으며, F-16 전투기를 분해하지 않고 수송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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