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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두 사람을 위한 식탁' |
[칼럼니스트 강미유] 영화 <두 사람을 위한 식탁>은 예고편을 처음 봤을 때 극영화라고 생각했다가, 나중에 다큐멘터리임을 알고 당황했더랬다. ‘이게 연기가 아니고 다큐라고?’ 하는 그런 인상이었다. 그렇다면 이 간극은 어디서 비롯됐을까.
오는 25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섭식장애를 앓는 딸 채영과 엄마 상옥의 내밀한 이야기를 투명하게 담아내고 있다. 그렇다. 통상적인 다큐멘터리가 아니라고 느끼게 된 이유이겠다. 두 사람은 타자인 감독에게 혹은 카메라에게 자신들의 속내로 매우 깊이 들어오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주인공 채영은 15살이 되던 해 극단적인 식사 거부로 체중이 20kg 넘게 빠지면서 거식증 진단을 받는다. 영화는 그로부터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난, 현재를 살아가는 채영과 엄마의 일상을 보여준다. 채영은 과거 몸에 생겼던 변화와 입원해서 쓴 일기, 당시 생각들을 이야기한다. 상옥은 엄마로서 막연한 죄책감을 느끼며 병의 기원을 찾기 위해 자신의 과거를 탐색하지만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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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두 사람을 위한 식탁' |
김보람 감독은 여성의 생리를 탐구한 첫 장편 다큐 <피의 연대기> 이후 차기작으로 섭식장애를 가진 여성의 마음이 궁금해졌다고 한다. 초기 취재와 촬영은 전작과 비슷한 형식이 될 예정이었다. 그러다가 채영과 상옥 모녀를 만나면서 큰 변화의 국면을 맞이한다.
사실 다큐를 찍을 때 전제되는 가장 큰 요소는 기록되는 대상이 영화화를 동의하느냐 여부다. 극단적으로는 오랜 시간을 작업했지만 스크린에 걸리는 것 자체를 거부할 수도 있고, 혹은 촬영하는 동안 영화가 필요로 하는 결정적 순간이 전혀 카메라에 보여주지 않을 수도 있다. 하물며 채영은 거식증을 앓았던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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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두 사람을 위한 식탁' |
김보람 감독은 “취재 초반에는 다이어트가 외모 강박에 의한 병이라는 편견이 있었지만 깊숙이 들여다볼수록 인간 마음의 복잡성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됐다”며 “그러다 우연한 계기로 채영과 상옥을 만났고 두 분이 고통스러웠다고 할 수 있는 어떤 시기를 겪으면서 얻은 삶에 대한 통찰과 해석에 매료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두 사람의 삶을 영화라는 작은 그릇에 아주 일부분 담아냈다고 생각하며 두 분의 이야기를 꽤 오래 들으며 제 삶과 마음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됐고 관객도 이런 경험을 갖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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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두 사람을 위한 식탁' |
| 삶은 다른 곳에 있다. 때때로 예술영화, 독립영화, 다큐영화 등 다양성 영화를 만나러 극장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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