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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규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특임교수 |
중국 돈이 초·중·고에서부터 대학·연구소를 지배하고 있다. 학생들을 중국 문화와 공산주의 이념으로 세뇌하기 위해서다. 중국 유학생들은 중국 정부의 공작 활동을 돕는다는 의심을 받는다. 미국 사회를 뿌리부터 흔들어 붕괴시키기 위한 중국 정부의 원대한 계획이 교육 침투를 통해 착착 진행 중이라는 것.
무엇보다 조 바이든 정부가 제대로 중국을 견제하지 못하면서 교육 침투가 미국의 미래에 치명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이 미국 대학들에 주는 돈은 어마어마하다
지난 2월 '플로리다 인터내셔널 대학'은 중국으로부터 지원 받아 이뤄지고 있는 학술 교류·제휴 관계를 모두 중단했다. 이 대학은 중국의 대학·연구소와 9개 복수 학위 과정과 공동연구 등을 진행 중이었다. 대학은 2021~2022년에만 중국으로부터 320만 달러(43억 원 가량)를 지원 받았다.
이 결정은 공화당 주 정부가 공립대학들이 중국과 북한, 러시아, 이란, 쿠바 등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나라로부터 돈을 받는 학술연구 제휴나 협정을 못하도록 하는 법을 새로 만들었기 때문. 이 법안은 사실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각료들이 바이든 정부가 중국에 대한 규제를 잇달아 풀면서 중국의 교육 침투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공개 경고에 따른 것이다.
전 교육장관은 “중국 돈이 미국의 고등교육 기관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오 전 국무장관은 “중국 공산당이 모든 주요 미국 대학들에 연구 자금과 학생들을 끊임없이 침투 시키고 있다.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한국에도 수십 개가 있는 중국의 ‘공자학당’은 공산당의 해외 선전공작 거점. 트럼프는 공자학당을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존재”로 규정했다. 임기 마지막 날 공자학당과 대학 등의 모든 계약을 의무 공개하는 법에 서명했다.
그러나 바이든은 취임 나흘 만에 법을 없앴다.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겠다는 신호였다. 트럼프 정부의 공세에 공자학당들은 문을 닫았다. 그러나 규제가 사실상 없어지자 ‘중국 센터’란 이름으로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2022년 미국학자협회는 “118개 공자학당 가운데 104개가 없어졌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돈을 활용해 대학들을 설득했다. 공자학당의 각종 과정을 이름만 바꿔 그대로 유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실제 “공자학당은 똑 같은 술을 다른 병에 담아 팔고 있다.”
중국이 대학들에 주는 돈은 어마어마하다.
2013~2019년 중국이 115개 미국 대학에 기부·계약 등으로 준 돈은 10억 달러(1조3,500억 원). 이 중 1억 달러가 하버드 대로 갔다. 중국은 2021년에만 미국 대학들과 1억2,000만 달러의 각종 계약을 맺었다. 이러니 대학들이 중국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2020년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래 ‘바이든 센터’가 있는 펜실베이니아 대는 중국·홍콩으로부터 1,400만 달러를 받았다. 2017년 바이든 센터가 문을 연 직후 펜실베이니아 대는 중국의 기부자들로부터 3,000만 달러를 받았다. 상원의원, 부통령 시절 중국을 크게 도왔던 바이든을 위한 것이었다.
“바이든 센터는 외교의 검은 돈이 돌고 도는 회전문이다. 기부금은 미래의 고위 관리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 평이 돌았다. 예상이 적중했다. 중국의 미래 투자는 성공했다. 현재 국무장관 토니 블링켄이 바이든 센터의 사무총장, 국방부 정책차관보 콜린 칼과 백악관 고문 변호사 스티븐 리체티 두 사람이 관리국장을 지냈다. 독일 대사는 전 펜실베이니아대 총장. 바이든 정부가 중국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대학뿐 아니다. 공화당 하원 의원들 조사에 따르면 공자학당 외에 공자교실이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 전역의 500개 이상 초·중·고가 공자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 들어 그 숫자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중국 유학생들의 공작 활동”
중국 돈뿐 아니라 중국 유학생도 문제다.
마이클 총 캐나다 연방의원은 2023년 미국 하원에서 캐나다 대학에 유학 온 10만 명 이상 중국 학생들 가운데 상당수가 중국 정책을 비판하는 학생들에 대한 첩보 활동을 위해 충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가 이들을 중국 비판자 위협과 데모 등을 하도록 훈련시키고 강요하고 있다는 것. 그는 대학 캠퍼스에 “구석구석 스며있는 위협”이라고 표현했다. 그런 상황은 29만 명의 중국 학생들이 있는 미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각국의 민주주의 정도에 대한 평가 등을 하는 ‘프리덤 하우스’는 지난 1월 총 의원의 주장과 비슷한 보고서를 냈다. 프리덤 하우스는 “외국 학생, 방문 학자, 교수들은 그 나라 정부와 요원들의 공작 대상”이라며 중국을 가장 심각한 공작을 하는 나라로 지목했다: “미국의 외국 학생·학자들에게 가장 큰 위협은 중국이다. 공산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공작부가 공작을 한다...중국학생학자연합이 외국 학생들을 감시하며 중국 국내 정책을 비판하는 개인이나 행사에 대응하는 행동을 한다.”
실제 1월 보스턴의 한 중국 학생이 중국 민주화 운동을 하는 버클리 음대의 중국 여학생에게 “손목을 잘라 버리겠다”는 등의 협박 문자를 보냈다. 그는 300여 명의 버클리 음대 학생과 동문들에게도 그녀가 붙인 민주화 벽보를 제거토록 요구하는 글을 보냈다가 기소되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중국의 공작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한국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중국의 교육 침투에 거의 손 놓고 있는 바이든 정부를 보면서 한국에 대한 침투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 정부는 대책이 있는가? 있다면 어떻게 실행하고 있는가?
[손태규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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