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상기념사업회 “‘마산가고파국화축제’, 누가 ‘가고파’ 삭제했나”…삽입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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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열린 제23회 마산국화축제 모습. /창원시 제공 |
이번 주제는 “‘마산국화축제’에 이은상의 ‘가고파’ 삽입 둘러싸고…마산 민심, ‘두 쪽 났다’”입니다.
경남 창원시의 대표 축제인 ‘마산국화축제’의 명칭 변경을 둘러싸고 지역사회가 극심한 찬반 갈등을 빚으면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창원시가 올해 10월 26일 개막하는 제24회 마산국화축제 명칭에 친독재 행적 논란이 있는 마산 출신의 문인 노산 이은상을 상징하는 ‘가고파’를 넣어 ‘마산가고파국화축제’로 변경을 추진한 데 따른 것입니다.
10일 창원시와 3·15의거기념사업회, 남하 이승규‧노산 이은상 기념사업회 등에 따르면 창원시의회는 오는 15~22일 임시회에서 ‘마산국화축제’ 명칭을 ‘마산가고파국화축제’로 바꾸는 조례를 처리할 예정입니다.
이와 관련, 창원시는 지난 1일 입장문을 내고 “마산국화축제 명칭 환원은 지난해 12월과 지난 6월 20일 시의회의 요구에 의해 추진됐고, 6월 26일 창원시축제위원회에서 명칭 환원을 심의·의결해 절차상 하자는 없다”면서 “명칭 변경을 위해선 후속 절차로 조례 개정이 필요하기에 의회의 결정에 따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2000년 첫선을 보인 마산국화축제는 2005~2018년 ‘마산가고파국화축제’ 또는 ‘가고파국화축제’라는 이름을 사용했고, 2019년부터는 축제명 간소화를 이유로 ‘마산국화축제’로 명칭을 변경해 개최하고 있습니다.
창원시는 “‘마산가고파국화축제’ 명칭이 2005년 국제적 명칭 공모를 거쳐 결정됐고 예향 마산의 대표적인 문화적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하고 “축제의 정체성·역사성을 담고자 했다”며 명칭 변경 추진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마산을 독재 부역 도시로 만들 것인가”라면서 “친독재 전력의 이은상 시 제목을 ‘민주 성지 마산’의 축제명에 넣을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3·15의거기념사업회,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 민주항쟁정신계승시민단체연대회의,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열린사회희망연대 등 민주화단체들은 지난 1일 오후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시는 독재를 옹호하고 찬양한 이은상을 재소환해 민주 성지를 독재 부역 도시로 만들려고 한다”며 비판했습니다.
이들 단체는 “이은상은 1960년 3·15 부정선거 당시 전국 유세를 다니며 독재자 이승만을 찬양하고, 박정희 때는 유신 선포 지지 성명을 냈으며, 전두환 때는 전두환에게 찬사를 보내고 국정자문위원을 지내는 등 독재자를 찬양한 인물”이라며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명칭 변경안을 승인한 창원시는 친독재 부역 행위가 있는 인물과 마산 민주성지라는 정체성과 어떻게 조합하고 융합할 것인가”라며 “창원시가 즉각 시정하지 않는다면 마산 민주영령들의 외침을 받들어 창원시민과 함께 ‘마산가고파국화축제’ 명칭 반대 운동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지역 민주화 단체들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남하 이승규·노산 이은상 기념사업회’는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기념사업회는 지난 8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마산가고파국화축제 더 이상 흔들지 말라, 마산가고파국화축제 올바른 이해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마산가고파국화축제 명칭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기념사업회는 “마산가고파국화축제는 특허청의 상표법에 따라 2015년 업무표장등록원부에 등록되어 있고, 고유명사로 국어사전에 등재가 된 고유명칭”이라며 “그런데 누가 무슨 권한으로 한 일인지 알 수 없지만, 2019년 축제 때부터 ‘가고파’를 빼고 ‘마산국화축제’를 개최했는데 이것은 명백한 상표법 위반이며, 법률을 위반한 불법행위”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노산 이은상의) 독재 미화 논란은 명백한 사자명예훼손”이라며 “창원시는 상표법을 위반한 담당 공무원과 관계자를 찾아 법에 의해 처벌해 주시고, 사자명예를 훼손한 시민단체도 의법 조치해 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기념사업회는 “차제에 이런 일을 침소봉대하여 시민을 현혹하고 자극적인 언사로 독립유공자의 명예를 훼손해온 단체에 감사를 청구한다”면서 “창원시와 창원시의회에서는 이들에게 지원되는 예산 규모를 밝혀주시고, 불요불급한 예산 지원을 즉각 중단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지역 정치권도 논란에 가세했습니다.
문순규 더불어민주당 창원시의원 “과거 이은상의 친독재 행적에 따라 각종 기념 사업이 지역사회에서 큰 갈등을 빚어 왔다는 점에서 이번 명칭 변경 또한 갈등이 재현될 것이 너무나도 자명함에도 사회적 숙의와 공론화 과정을 생략한 채 진행되고 있는 일방적인 명칭 변경 폭거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숩니다.
그러면서 “방식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시민과 관계자가 참여하는 공개토론을 개최해 숙의와 공론화 과정을 거치자”고 주장했습니다.
반면에 국민의힘 소속 남재욱 시의원은 “고향과 조국을 그리는 이은상의 시 ‘가고파’는 그 자체로 독립운동”이라며 ‘마산가고파국화축제’ 명칭 변경에 찬성했다. 문 의원은 지난 5일 창원시의회 본회의에서 “현재 용도가 폐지되어 있는 국가 소유 시설 등을 정부와 창원시가 국가 현충 시설로 지정한다면 마산 부자 독립운동에 대한 현충 사업과 노산 문학을 기리는 국가적인 사업이 될 것”이라며 이은상과 그의 아버지 남하 이승규 지사의 기념관 조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마산국화축제’ 명칭에 노산 이은상의 ‘가고파’ 삽입 여부를 둘러싸고 격화하고 있는 찬반 논쟁을 취재했습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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