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드는 사람들은 출판업계를 ‘홍대 바닥’이라고도 말합니다. 이곳에 많은 출판사가 모여 있기 때문입니다. 문화 예술의 거리로 불리던 홍대의 옛 정취도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의미 있는 책의 가치를 전하고 싶습니다. 홍대 바닥에서 활동 중인 여섯 명의 출판인이 돌아가며 매주 한 권씩 책을 소개합니다. |
![]() |
여행지는 주로 해외였다. 어릴 적 가족들과 함께 전국 일주를 몇 번씩 했던 터라 국내보다는 해외가 끌렸다.
그러다 아이가 태어났다. 짐을 바리바리 싸 들고, 비행기를 타는 고통을 감수하는 해외보다는 국내가 낫겠다 싶었다.
우리 가족의 국내 여행이 이렇게 다시 시작됐다. 아이가 태어난 지 170여 일 배 타고 떠난 제주도를 시작으로, 전국 방방곡곡을 다녔다.
돌아다닐수록 '여기서 한번 살아보고 싶다'와 '여기서 살진 못하겠다'라는 감탄이 번갈아 튀어나왔다. 아름다운 풍경, 여유로운 분위기에 취하다가도, 열악한 인프라, 일자리 부재 등을 느낄 때면 '그래, 그냥 놀러 오는 게 좋은 거지' 싶은 거다. 동시에 이곳에 사는 사람들과 소멸되고 있는 도시들이 떠올랐다.
인구는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온갖 기회와 인프라도 모두 수도권에 집중된다. 이런 상황에서 지방 도시가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이런 현실을 인지한다 하더라도 대부분 사람들은 지방 도시 소멸에 대한 안타까움과 부정적인 이야기만 늘어놓을 뿐, 이렇다 할 방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정말 이 도시들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만 봐야 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소멸하지 않는 도시> 저자 경신원은 이렇게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위기만은 아니다. 우리 도시를 재구상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도시의 매력은 곧 회복의 가능성이기 때문이다. 매력이 없는 도시는 사람을 잃고, 매력이 있는 도시는 다시 사람을 끌어들인다. 축소의 시대에도 도시의 생명력은 매력에서 되살아날 수 있다. (본문 중에서)
나 역시 도시의 '매력'을 해결책으로 떠올린 적도 있다. 하나 다른 일들이 더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자리, 인프라, 치안 등 중요한 일들이 더 많았다.
<소멸하지 않는 도시>를 읽고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어쩌면 '매력'이야말로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이 책 저자는 도시의 축소는 전 세계적으로 겪는 일이라고 소개하며, 왜 도시가 축소되고 있는지, 한국 도시의 현실은 어떠한지를 책 속에서 설명한다. 해결책으로 '매력'을 주장하며, 어떤 도시가 매력적인지, 세계 여러 도시가 어떻게 매력을 회복하고 창출했는지 구체적인 사례 또한 제시한다. 도시가 매력을 회복하고 지속 가능하게 나아가기 위한 5가지 전략을 제안한다.
물론 실제로 적용 가능할지 안 할지, 성공할지 실패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해볼 만하다. 한정된 기회와 자원 속에서 사람이 몰리는 수도권 외의 지역에 쏟을 수 있는 기회와 자원 등은 현저히 부족하다. 그렇다면 '매력'에 기대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사람들은 불편하고, 불안한 줄 알면서도 매력을 쫓는다. 매력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상황보다 불편하고 불안한 상황에서 더 힘을 발휘한다. 우선 우리 도시 매력에 애정을 쏟아줄 사람들을 모아보자. 그 사람들을 믿어보자.
피터 홀과 콜린워드는 에버네저 하워드의 철학을 바탕으로, 도시의 미래는 물리적 확장이나 경제적 성장에 있지 않고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만나고 교류하며 사회적 삶이 풍요롭게 유지되는 '사회적 도시'에 달려있다고 보았다. (본문 중에서)
부디 한국의 많은 도시가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딸에게도 이 다양하게 아름답고 따스한 도시를 거닐고, 느끼고, 살아볼 기회가 있다면 더 좋겠다.
![]() |
|박단비. 종이책을 사랑하지만 넉넉하지 못한 부동산 이슈로 e북을 더 많이 사보고 있다. 물론 예쁜 표지의 책은 여전히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저작권자ⓒ 뉴스밸런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