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혂신위원장.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
주연 :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조연 : 김은경 혁신위원장 시누이와 아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민주당 친명계 일부 의원들과 국민의힘 지도부, 대한노인회 등
기간 : 2023년 6월 15일 ~ 8월 말(예정)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최근 잇따라 쏟아낸 설화와 함께 이를 수습하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장면들을 보고 있자니 가히 ‘김은경식 막장 드라마’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특히 지난달 30일 김 위원장의 ‘노인 폄하’ 설화 이후 지난 5~6일 김 위원장의 시누이와 아들까지 가세한 가족사 공방에 이르기까지, 김 위원장이 보여준 ‘대사와 연기’는, 과거 ‘막장 드라마’로 인기를 끌었던 ‘사랑과 전쟁’(KBS 2TV)과 오버랩 되어 민심에 거대한 요동을 일으키고 있다.
김은경 혁신위는 민주당이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이대로는 안 된다”는 절체절명의 위기의식 아래 고육지책으로 지난 6월 15일 출범했다.
혁신위가 당의 변화와 쇄신 방안을 마련하기에도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역설적으로 ‘김은경 리스크’가 혁신위는 물론 민주당에 대형악재를 몰고 왔다.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에다 ‘돈봉투 사건’ 등으로 가뜩이나 뒤숭숭한 민주당에 커다른 혹 하나가 더 붙은 셈이다.
김 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은 지난달 30일 ‘2030 청년 세대와 좌담회’에서 불거졌다. 지금은 22세인 자신의 둘째 아들이 중학교 1학년인지 2학년일 때 “왜 나이든 사람이 우리 미래를 결정해?” “왜 미래가 짧은 사람들이 젊은 사람들과 1대 1로 표결해야 하나”라고 한 질문을 인용하며, “(이 말이) 대단히 합리적”라고 주장한 김 위원장의 발언이 화근이 된 것이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뒷줄 가운데)이 지난달 30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2030 청년좌담회에 참석해 있다.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
김 위원장의 이날 발언의 후폭풍은 일파만파로 거세게 번졌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이 "미래에 살아있지도 않을 사람들"이라며 노인 투표권을 비하한 것이 불난 집에 기름을 끼얹었다.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 발언에 대해 "현대판 고려장", "어르신 폄하 DNA" 등으로 비판하며 집중공세를 폈고, 대한노인회 등 노인 관련 단체에서는 김 위원장은 물론 이재명 대표의 공식 사과는 물론 ‘책임 있는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혁신위원회는 지난 1일 “(김 위원장 발언은) 사과할 일이 아니다”며 공식 사과를 거부했다.
하지만 여론의 비판이 더욱 거세지고 당 안팎에서 사과 요구가 빗발치자 김 위원장은 지난 3일 대한노인회를 찾아 고개를 숙였다. 아들의 발언이 ‘노인 폄하’ 논란으로 번진 뒤 이를 공식적으로 사과하기까지 나흘이나 걸린 것이다.
김 위원장이 ‘노인 폄하 발언’에 대한 사과에 앞서 늘어놓는 해명도 또 다른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김 위원장은 2일 저녁 춘천시 세종호텔에서 열린 강원특별자치도민과의 대화 자리에서 ‘노인 폄하 발언’ 논란과 관련, "저도 곧 60이다. 곧 노인의 반열에 드는데 교수라서 조금 철없이 지내서 정치 언어를 잘 모르고, 정치적인 맥락에 무슨 뜻인지도 깊이 숙고하지 못한 어리석음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교수라서 조금 철없이 지냈다’는 발언에 대해 전체 교수를 비하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정치 언어를 잘 모른다’는 등의 부분에 대해서는 ‘정치적 맥락’을 모르면서 무슨 혁신을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꼬리를 물었다,
심지어 김희정 전 국회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철도 안 들었고, 정치 언어도 모르고, 정치도 모르는 사람을 혁신위원장으로 앉혀둔 것이냐”며 김 위원장의 해명 발언에 직격탄을 날렸다.
교수단체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과 한국여교수총연합회(여교수연합회)는 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위원장이) 교수라서 철없이 지내고 정치의 언어를 몰랐다는 사과를 했다”며 “(이 발언은) 정당의 혁신과 배치되고 교육자로서 자격 미달”이라고 비판했다.
조 의원과 여교수연합회는 “전방위적 비하성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김 위원장을 규탄하고 교수 사직을 촉구한다”며 “학자로서 최소한의 양심을 망각한 김 위원장은 교수직을 내려놓고 정치를 해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인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김 위원장은 공식 석상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난했다가 또 구설수에 올랐다. 윤석열 정부에서 금융감독권 금융소비자보호처장(부원장)직을 맡았던 기간을 ‘치욕스러웠다’고 평가하는가 하면, 공개 일정 중 윤 대통령의 직함을 붙이지 않은 채 ‘윤석열’이라고 부른 것이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일 “점잖게 임기 보장을 해줬더니 돌아오는 건 패륜적 언행 뿐”이라며 “연봉 3억원에 가까운 고위직인 금융감독원 부원장 3년 임기를 꽉꽉 채웠다. 문재인 정부 금감원은 자랑스럽나. 라임, 옵티머스 사건은 잊어버렸나 보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장에찬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 위원장이 맡았던 금융소비자보호처장 자리는 연봉 3억으로 손 꼽히는 꿀직장"이라며 "국민들 눈에는 좋은 자리 내려놓기 아쉬워 구질구질하게 버티면서 임기 다 채웠다고 보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김 위원장이 서울 강남의 대표 부촌 중 하나인 서초구 ‘서래마을’의 방 6개 짜리 100평대 고급 복층 빌라와, 국내 최고가 아파트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동의 아크로리버파크(아리팍) 45평형 아파트 등 100억원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는 언론보도(중앙일보 5일자)까지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김 위원장은 ‘노인 폄하 발언’ 논란이 후폭풍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이번에는 그의 시누이와 아들까지 가세하며 ‘비극적인 가족사’ 문제로 또 다시 구설수에 올라 있다.
김 위원장이 지난 3일 ‘노인 폄하 발언’ 논란에 대해 사과하는 과정에서 “남편 사별 후 시부모를 18년간 모셨다”고 언급한 데 대해, 김 위원장의 시누이라고 밝힌 사람이 “김 위원장의 노인 폄하는 일상”이라며 폭로하고 나선 것이다.
김 위원장의 시누이라고 밝힌 김모씨는 지난 5일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명절은커녕 자신의 남편 제사에도 한번 참석하지 않은 사람이 남편 사별 후 18년간 시부모님을 모셨다는 그런 새빨간 거짓으로…"라며 "노인 폄하는 그녀에겐 일상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김 위원장은) 남편이 살아 있을 때를 포함해 단 한 차례도 시부모를 모시고 산 적이 없고, (시부모는) 공경심은커녕 18년 동안 김은경에게 온갖 악담과 협박을 받으셨다"며 "돌아가신 분들을 욕보여드리지 않기 위해 무거운 마음으로 글을 쓴다"라고도 했다.
이에 김 위원장의 아들은 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막내 고모(김 씨)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장례식에도 참여하지 않으신 분”이라며 “어머니는 비극적 사건으로 남편을 잃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돌보며 너무나 바쁘고 힘들게 살아왔는데 어머니와 저희의 삶이 이렇게 부정당하니 가슴이 아프다”고 적으면서 할아버지가 쓴 편지 등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저희 가슴 아픈 가족사가 이렇게 공개되고 가족들이 받은 상처에 참담할 뿐”이라며 “거짓 주장과 명예훼손에 대하여 추후 필요한 법적 조치를 제 선에서 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김 위원장을 둘러싼 각종 논란으로 혁신위 폐지 요구가 높아지자, 당초 9월 초까지로 계획했던 혁신위 활동 시한을 앞당겨 이달 20일께 종료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7일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 리스크’로 비화하고 있는 ‘김은경 리스크’를 어떻게 수습해 나갈지 자못 궁금하다. 김 위원장도 사즉생의 자세로 그간의 과오를 냉철하게 되돌아보고 각성하여 ‘김은경 혁신위’를 잘 마무리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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