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드는 사람들은 출판업계를 ‘홍대 바닥’이라고도 말합니다. 이곳에 많은 출판사가 모여 있기 때문입니다. 문화 예술의 거리로 불리던 홍대의 옛 정취도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의미 있는 책의 가치를 전하고 싶습니다. 홍대 바닥에서 활동 중인 여섯 명의 출판인이 돌아가며 매주 한 권씩 책을 소개합니다. |
![]() |
궁중문화축전은 서울 소재 5개 궁궐과 종묘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국가유산 축제다. 평소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매년 축전에 간다. 명상을 가장한 재봉이 취미라 가족 중 나와 취향이 비슷한 조카와 생활 한복을 지어 입고 궁으로 나들이한다.
설레는 마음으로 예매하고 궁 나들이에 나서려는데, 부쩍 자란 조카. 한복이 어느새 작아졌다. 마침 명상이 필요한 터라 이번엔 생활 한복이 아닌 전통 한복을 지어주기로 마음먹었다. 한복 짓는 법을 배운 적이 없으니 출판계 종사자답게(?) 책으로 배워보기로 결심한다.
온라인 서점을 뒤적거려본다. 한복 관련 서적이 많지 않은 데다, 완성도가 아쉬운 표지만큼이나 목차도 미리보기도 부실하다. 온라인으로는 내용 확인이 역부족이다. 심지어 파트 제목만 나열한 책도 있다. 안 되겠다 싶어 오프라인 서점 재고를 확인하니, 다양하게 갖춘 곳이 많지 않다. 결국 종로로 향한다. 이왕 외출한 김에 한복 원단도 사 와야겠다는 생각으로.
<한복만들기: 구혜자의 침선노트>는 정갈한 디자인, 자세한 설명, 다양한 구성을 갖췄다. 몇 권 없는 한복 서적 중 단연 눈에 띈다. 국가무형문화재 침선장 보유자인 저자는 작품 활동 외에 후학을 양성하는 데 힘썼다. 이 책은 2001년 첫 출간 후 20여 년이 지나 보완할 부분을 정리해 2022년 재출간했다.
다른 한복 관련 책을 찾아보니 대부분 10년 이상 된 책이다. 전통 복식이니 오래되어도 무방하다 싶지만, 단어와 문장, 디자인은 시대마다 달라진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반가움을 넘어 귀하다. 우리 옷 기본형인 저고리, 치마, 바지, 조끼, 마고자, 배자, 두루마기를 담는다. 혼례복, 어린이 옷과 쓰개, 의례복과 수의까지 우리 옷 전반을 아우른다.
책으로 옷 짓는 법을 배우기란 다소 무리일 수 있다. 만드는 법을 최대한 친절하고 소상히 설명하지만, 쉽지 않다. 하지만 침선장의 비밀 노트를 볼 기회가 또 어디 있을까.
4대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 입장 시 한복 착용자는 생활 한복 포함 무료입장이 가능하다. 궁궐에서 한복 입은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해사한 얼굴을 한 그들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정체불명 반짝이와 출처 모를 자수 장식은 다소 아쉽지만, 그렇게라도 접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돌아오는 길에 광장시장에 들렀다. 먹거리가 가득한 구역은 발 디딜 틈 없이 사람이 가득했으나 한복 상점은 한산했다. 광장시장 한복 관련 상점 대부분이 문을 닫았다. 규모가 줄어든 지 오래고, 공실도 많다. 한복이 일상에서 멀어진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일본이 부럽다. 기모노나 유카타를 자주 입고, 관련 책도 다양하다. 우리 옷도 지금 시대에 일상복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 방법이 있지 않을까.
‘집을 짓는다’와 마찬가지로 옷도 짓는다고 표현합니다. ‘짓는다’라는 말은 기초가 든든하고 완전해야 하기에 가르치다 보면 책임감 있고 성실한 학생에게 시선이 가고 사랑하게 됩니다. (5쪽)
누군가는 그렇게 말할 수 있다. “누가 한복을 입어?” 심지어 “누가 한복을 지어 입어?”라고. 살짝 대답해본다. 제가 바로 그 ‘누’를 맡고 있습니다. 라고
![]() |
|강은영. ‘표1’보다 ‘표4’를 좋아하는 북디자이너. 인스타그램 디자인키
[저작권자ⓒ 뉴스밸런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