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유의 ailleurs] 줄리엣 비노쉬가 손수 만들고 먹는 요리 영화

강미유 기자 / 기사승인 : 2024-06-17 17:4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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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수프(La passion de Dodin Bouffant) |135분 |감독: 트란 안 훙 |수입: 그린나래미디어 |배급: 플레이그램·올랄라스토리|제76회 칸영화제 감독상

  영화 '프렌치 수프'
[칼럼니스트 강미유] 1990년대 영화 <그린 파파야 향기>와 <씨클로>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트란 안 훙 감독이 제76회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프렌치 스프>로 되돌아왔다.

 

19일 개봉하는 <프렌치 수프>는 1920년대 마르셀 루프의 소설 <도댕 부팡의 삶과 열정>을 각색한 영화이다. 원작 소설은 요리사 외제니의 죽음 이후, 미식가 도댕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에 영화는 20년간 함께 요리를 만들어 온 파트너 외제니(줄리엣 비노쉬)와 도댕(브누아 마지멜)의 미식 로맨스를 완성했다.

 

전 작에서도 빛과 색채의 미학으로 주목받는 트란 안 훙 감독은 프랑스 요리 영화를 찍으면서 자신의 장기를 살렸다. 무엇보다 ‘신의 한 수’는 미셰린 3스타 셰프 피에르 가니에르가 요리 감독을 맡은 점이다.

 

롯데호텔과 협업으로 서울에서도 프렌치 레스토랑 <피에르 가니에르>를 연 그는 6년 전 트란 안 훙 감독을 파리에서 만났다. 흥미로운 제안을 흔쾌히 수락한후 실력을 십분 발휘해 프랑스 요리의 진수를 영상 안에 선보인다. 또한 그는 유라시아 왕자가 고용한 요리사 드 부쉬 역으로 깜짝 출연해 재미를 더한다.

 

통상적인 음식 소재 영화와 달리 <프렌치 수프>에서는 요리하고 먹는 장면이 모두 실제로 진행되었다. 여타 영화는 만드는 장면을 따로 찍고, 그 후 테이블 위에 놓이는 음식을 별도로 준비해 푸드스타일리스트가 데코레이션을 한다.

 

  영화 '프렌치 수프'

요리와 식사 장면은 2가지 과정을 거쳤다. 먼저 피에르 가니에르는 줄리엣 비노쉬와 브누아 마지멜에게 요리법을 보여주기 위해 3일에 걸쳐 사전 영상을 촬영했고, 이를 함께 보면서 기술, 태도, 몸짓을 가르쳐주었다.

 

다시 촬영장에서는 피에르 가니에르와 40년 동안 함께 일한 미셸 나브 셰프가 상주하며 요리 시연을 보여준 뒤 음식을 맛보는 시간을 가졌다. 요리사역을 맡은 줄리엣 비노쉬는 숙련된 셰프로 보이기 위해 촬영이 없을 때도 레시피를 익히고 요리 기술을 배우려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트란 안 훙 감독은 “도댕과 외제니는 옛 프랑스인이 지녔을 법한 삶에 대한 열망이 있는 이들”이라며 “불타는 열정이 아닌, 세상과 자연과 차분한 관계 속에서 질서정연하고 절제된 무언가가 느껴진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대화 상대가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하려는지 잘 모르는 순간이 바로 인생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라고 여긴다”며 “외제니가 죽기 전 도댕과 오믈렛을 나눠 먹는 장면을 특히 좋아한다. 매우 기이한 장면이다. 도댕은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영화 '프렌치 수프'

|삶은 다른 곳에 있다. 때때로 예술영화, 독립영화, 다큐영화 등 다양성 영화를 만나러 극장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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