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화 '퍼펙트 데이즈' |
[칼럼니스트 강미유] 히라야마(야쿠쇼 코지)는 도쿄 스카이트리가 보이는 동네의 오래된 작은 집에 살고 있다. 새벽 빗질하는 소리로 잠에서 깨고, 카세트 테이프로 올드팝 음악을 들으며 출근한다. 그는 시부야의 공공화장실에서 일하는 청소부다. 고된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매일 동네 목욕탕에 들른다. 잠들기 전 문고판 헌책을 읽는다. 주말에는 평일과 다르게 해가 뜬 후 잠에서 깨어 코인 세탁소에서 밀린 빨래를 한다. 찍어 뒀던 필름을 현상하러 사진관에 간다. 책을 한 권 다 읽고 난 후에는 헌책방에 가서 새롭게 읽을 책을 고른다. 단골 선술집에 가서 주말의 여흥을 마무리한다.
3일 개봉한 빔 벤더스 감독 영화 <퍼펙트 데이즈>는 이처럼 히라야마가 보내는 매일 똑같지만 작은 행복이 가득한 순간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최근 시부야 공공 화장실은 ‘더 도쿄 토일렛’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도쿄 시부야구 17개 공공화장실을안도 타다오, 반 시게루, 구마 겐고 등 16명의 건축가, 디자이너가 성별과 연령, 장애 여부에 관계없이 누구나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기획했다. 이 프로젝트를 기념하고자 독일 거장 감독 빔 벤더스에게 단편 영화 제작을 의뢰한다.
![]() |
영화 '퍼펙트 데이즈' |
이 제안에 대해 빔 벤더스는 역으로 지금의 도쿄를 찍고 싶다며 화장실이 등장하는 장편 극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의향을 밝힌다. 시나리오를 쓰는 데 3주, 영화를 촬영하는 데 17일의 시간밖에 소요되지 않았지만 그 결과는 모든 사람을 놀라게 했다. 전 세계 평단과 관객 마음을 사로잡으며 오래도록 남을 명작이 탄생했다.
빔 벤더스 감독은 “모든 것은 너무 빨리 일어났지만 빠른 것은 아름답다”며 “빠른 것은 선물이다. 빠르면 창의력이 발휘된다. 이 영화가 그 결과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칸느영화제 주연상에 빛나는 야쿠쇼 코지의 존재감이 드러난다.
빔 벤더스 감독은 “야쿠쇼 코지는 평소 경외하던 배우로 ‘배우’의 정의에 해당하는 사람이다”며 “영화감독이 바랄 수 있는 최고의 배우다. ‘히라야마’ 그 자체이며 <퍼펙트 데이즈>의 심장이고 영혼이다”고 극찬했다.
▶다음은 <퍼펙트 데이즈>에서 히라야마가 듣던 팝송 리스트다.
·PERFECT DAY - Lou Reed
·PALE BLUE EYES - The Velvet Underground
·BROWN EYED GIRL - Van Morrison
·FEELING GOOD - Nina Simone
·THE HOUSE OF THE RISING SUN - The Animals
·SUNDAY AFTERNOON - The Kinks
·(SITTIN’ ON) THE DOCK OF THE BAY - Otis Redding
·REDONDO BEACH - Patti Smith
·(WALKIN’ THRU THE) SLEEPY CITY - The Rolling Stones
·AOI SAKANA(BLUE FISH) - Sachiko Kanenobu
![]() |
영화 '퍼펙트 데이즈' |
|삶은 다른 곳에 있다. 때때로 예술영화, 독립영화, 다큐영화 등 다양성 영화를 만나러 극장에 간다.
[저작권자ⓒ 뉴스밸런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