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가족보다 더 중요한 걸 배웠다”…30년 만에 재회한 쌍둥이 자매가 ‘헤어질 결심’하게 된 까닭은?

김성호 기자 / 기사승인 : 2024-10-30 10: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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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년 만에 재회한 뒤 ‘돈 문제’로 갈등을 겪다 또다시 결별 위기를 맞고 있는 중국의 쌍둥이 자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화면 캡처
[뉴스밸런스 = 김성호 기자] 태어난 직후 각기 다른 가정으로 입양돼 생사도 모른 채 지내다 30년 만에 재회한 중국의 쌍둥이 자매가 ‘돈 문제’ 갈등으로 또다시 결별 위기에 직면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지난 25일자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한 쌍둥이 자매가 30년 만에 만나 한동안 기쁨을 누렸지만 함께한 사업에 실패하면서 소원해졌고, 급기야 동생이 창업자금 일부를 빼내 사라졌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중부 허난성 출신인 이 쌍둥이 자매는 태어나자마자 50km 떨어진 곳에 사는 서로 다른 가족에게 입양됐다. 중국의 시골에서는 일부 가난한 부모들이 갓난아기를 키울 형편이 되지 못할 경우 공식적인 문서 없이 불법적으로 다른 가정에 입양을 보낸다고 한다.

2021년 3월, ‘장 리’라는 여성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우연히 자신과 똑같이 생긴 ‘쳉커 커커’이라는 여성이 등장하는 동영상을 발견했다.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눈 뒤 생일이 같을 뿐만 아니라 혈액형, 관심사, 심지어 패션 취향도 같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들은 DNA 검사 결과 쌍둥이 자매로 확인됐다. 당시 두 사람은 허난성의 다른 지역에 살고 있었다. 당시 두 사람의 재회 소식은 중국 전역에 알려져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언니인 장씨는 “베이징덕(북경 요리)을 먹기 위해 베이징에 갔고, 상하이의 와이탄과 오리엔탈펄타워도 방문했다. 그때는 정말 행복했다”며 재회 당시를 회상했다. 쳉씨도 “우리가 만난 후 거의 매일 함께 있었다. 모든 순간을 언니와 함께 보내고 싶었다. 나누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다”고 말했다.

얼마 후 두 사람은 온라인 쇼핑몰 더우인에서 식품 및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팬층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은 어려움에 직면했고 적자 운영이 지속되면서 두 사람은 갈등을 겪게 됐다.

결국 쳉씨는 언니가 허난성의 고향으로 자주 돌아가면서 사업을 소홀히 했다고 비난하며 좌절감을 느꼈다. 쳉씨는 집세, 교통‧식사 비용 등을 혼자 부담하게 됐기 때문.

이에 대해 장씨는 두 사람의 갈등 원인은 성격 차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동생과 함께 일하면서 50만 위안(한화 약 9700만 원) 이상의 손해를 봤다”면서 동생을 사업 실패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했다. 장씨는 “결국 나는 더 이상 그녀와 함께 라이브 스트리밍 사업을 속 이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지난 2월 초 새 출발을 기대하며 허난성에 레스토랑을 열었지만, 경영과 투자를 둘러싼 의견 차이로 완전히 무산됐다. 이후 쳉씨는 그들의 사업 자금에서 2만 위안(한화 약 390만 원) 이상을 빼내고 장 씨의 연락을 차단했다. 이와 관련, 쳉씨는 자신의 지분을 갖고 와 임금과 임대료를 지불한 뒤 남은 돈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줬다고 주장하며 절도 혐의를 부인했다. 쳉씨는 “쌍둥이 인생의 한 장이 막을 내렸다”면서 허난성의 고향에 새로운 매장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레스토랑을 혼자 운영하고 있는 장씨는 “다시는 쳉에게 연락하지 않겠다. 이번 경험을 통해 돈이 가족의 유대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면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녀를 만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재회하는 기쁨은 진실했지만, 가슴 아픈 일도 그에 못지않게 현실적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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