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스트리트북스]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주식투자도

북에디터 이미연 / 기사승인 : 2024-01-24 00: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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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주식투자를 하는 너에게 | 저자: 연금술사, 이윤영 | 도도서가

책 만드는 사람들은 출판업계를 '홍대 바닥'이라고도 말합니다. 이곳에 많은 출판사가 모여 있기 때문입니다. 문화 예술의 거리로 불리우던 홍대의 옛 정취도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의미 있는 책의 가치를 전하고 싶습니다. 홍대 바닥에서 활동 중인 다섯 명의 출판인이 돌아가며 매주 한 권씩 책을 소개합니다.

 /북에디터 이미연

[북에디터 이미연] 연초에는 자기 계발서를 즐겨 읽는다. 한 해를 더 힘차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아서다. 그해에 집중하고 싶은 분야의 책을 읽기도 한다. 책을 보며 올해 목표를 세우기에 좋다. <처음 주식투자를 하는 너에게>를 꺼내 든 이유도 그렇다. 올해에는 주식투자를 제대로 해 보겠다는 다짐이랄까.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각오랄까.

 

처음 주식이 내 곁에 온 건 ‘언니들’ 덕분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나를 증권사로 데려가 계좌를 개설하게 해 준 언니. 주식투자를 공부해 보라며 책을 선물해 준 언니. 첫 거래에 긍정 기운 팍팍 넣어 준 언니. 주식투자가 금단의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언니들 덕에 배웠다. 배운 대로 했을 때는 빨간불이 많은 편이었다. 큰돈은 아니었지만 나쁘지 않은 수익이었다.

 

문제는 욕심이었다. ‘매도해서 수익을 확정하지 않으면 그냥 숫자일 뿐이잖아?’ 그런 생각이 나를 덮쳤다. 잘 알지도 못하는 종목을 쉽게 샀다. 빠져나오는 일은 몹시도 어려웠다. 손절매하지 못해 계속 가지고 있으면서 ‘이건 장기 투자야.’ 하며 잘못된 위로를 했다.

 

이 책 <처음 주식투자를 하는 너에게>에서 말하는 ‘비자발적 장기투자자’가 바로 나였다. 파란불이 빨간불로 바뀌길 애타게 기다리고 빨간불이 되면 서둘러 팔았다. 다시는 그러지 않으리라 다짐했지만 그 순간뿐이었다.

 

책에서 말하는 잘못된 투자자는 대부분 나였다. 내가 잘 투자하고 있는지 확신이 없었다. 내 돈을 투자하는데도 남말 듣기 바빴다. 주식을 마치 복권 사듯 해 왔다. 그러니 수익률 역시 복권 당첨 확률처럼 낮을 수밖에 없었다. 그게 다 제대로 된 공부(준비) 없이 투자했기 때문임을 이 책을 읽고 나서야 깨달았다.

 

저자 연금술사는 여러 쪽에 걸쳐 집요하게 연구하고 투자하기를 강조한다.

 

“주식투자로 돈을 버는 게 겉으로 보면 쉽고 편한 길 같지만, 실제로는 귀찮고 피곤하고 힘든 일이다(133쪽). 밥을 먹으러 가면서 식당을 고를 때도 여기저기 검색해 보고 알아보듯 주식투자에서도 투자할 회사에 대해서 한두 가지만 알아봐선 안 된다(87쪽). 공부를 더 하면 공부를 덜 했을 때보다 성적이 잘 나올 확률이 높듯, 주식투자도 열심히 하는 투자자들은 대부분 괜찮은 이익을 거둔다(90쪽).”

 

책을 덮고 나서 숙제가 한가득 생겼다. 저자가 자꾸 ‘책 읽어라, 공부해라’ 말한 탓이다. 그동안 주식투자 책을 여럿 봤지만 이런 책은 처음이다. ‘내가 말한 대로 하면 쉽게 부자 될 수 있어요.’ 하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 제대로 투자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라고 말한다. 주식투자를 말하는 책이지만 주식투자만 말하지 않는다. 주변의 사물과 사건 속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투자의 눈을 말한다. 아빠가 딸에게 알려주고 싶은 ‘세상을 보는 눈’을 말한다.

 

이 책 부제가 ‘내 딸에게만 알려주고 싶은 주식투자법’인 이유를 이제 알겠다. 주식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이 책에서 말하겠다는 저자의 마음을 읽었다.

 

앞서 읽은 <자존감 수업>(심플라이프, 2016)의 저자 윤홍균은 이 책 프롤로그에서 ‘딸들에게 들려주는 자존감 이야기’라고 했다.그때 감상을 이번에 다시 느꼈다. ‘이 내용을 딸에게만 알려주려 했단 말이야?’라고 말이다. 딸에게만 알려주지 않고 책으로 나와 참 고맙다. 내가 일일이 설명할 필요 없이 이 책을 선물하면 되니 얼마나 다행인가.

 

세상사 다 그렇듯 주식투자에도 요행은 없다. 하지만 노력한 만큼 수익으로 돌아오겠다.

 

 /북에디터 이미연

북에디터 이미연 | 출판업계를 뜰 거라고 해 놓고 책방까지 열었다. 수원에 있지만 홍대로 자주 소환된다. 읽고 쓰는 일을 사랑한다. 인스타그램 담해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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