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장‧축구장‧야구장 등 스포츠타운 조성 ‘오영훈 지사 구상’ 신랄하게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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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 비행장 인근에 있는 제주4‧3 유적지인 섯알오름 학살터. /제주관광정보 블로그 캡처 |
30일 시민단체 ‘송악산알뜨르사람들’에 따르면 이 단체는 지난 14일 성명서를 내고 “송악산 알뜨르 평화공원 예정지에 뜬금없이 체육시설의 건설을 검토하겠는 오영훈 도지사의 저의가 대체 무엇인지 의아스럽다”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송악산알뜨르사람들은 송악산의 생태적 가치와 알뜨르 유적의 평화적 가치를 한데 묶어 제대로 된 평화대공원 조성의 구상과 방안을 도민들과 함께 아래로부터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창립한 비영리 시민단체.
송악산‧알뜨르사람들에 따르면 그동안 송악산과 알뜨르비행장 관련 용역은 오영훈 도정에서 수행된 용역까지 합쳐 모두 4건이 있다. 이 중 2005년과 2008년, 2022년에 수행된 3건의 용역에서는 알뜨르 유적지 개발 중심의 방안이 제시됐고, 나머지 한 건의 용역은 송악산 관리방안과 관련한 용역이었다.
앞에 언급된 3건의 용역은 알뜨르 유적지를 개바르 평화공원 조성을 제안한 것이고, 나머지 1개 용역도 송악산 유원지 지정 해제에 따른 관리방안을 수립하기 위한 용역이지만 마찬가지로 송악산과 알뜨르를 묶어 평화대공원을 조성하고자 하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이처럼 4건의 용역이 모두 이 지역을 평화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고, 이듬해 제주도의회와 최근 국회 차원에서 마련된 토론회에서도 평화대공원 조성 방안이 논의된 바 있다.
송악산알뜨르사람들은 성명서에서 “송악산의 생태적 가치와 알뜨르의 전쟁유적을 묶어내어 평화대공원을 조성하는 것은 그야말로 세계평화의 섬이 지향하는 적극적 의미의 평화 이념을 담아낼 수 있는 구상”이라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이미 많은 도민적 공감을 얻고 있는 가운데 마라도해양도립공원을 확대하여 송악산과 알뜨르를 한데 묶어 평화대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용역을 수행 중이다가, 이를 갑자기 중지시키고 난데없이 이곳에 체육시설 건설안을 검토하겠다는 오영훈 지사의 발상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오영훈 지사의 기대처럼 체육시설이 들어선다고 해도 기대만큼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라면서 “한철 장사에 불과한 전지훈련팀 유치를 위해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 난개발을 해야 하는지, 오히려 사후 관리를 위해 불필요한 예산 낭비가 더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제주도가 2022년 평화대공원 조성의 주민수용성 조사에 따르면, 평화공원 조성 시 고려사항으로 ‘상징성 강조’(39.2%), ‘아름다운 경관 유지’(23.4%)를 꼽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평화공원 조성이 가져올 경제적 효과에 대해 ‘지역경제 활성화’(29.3%), ‘지속 가능한 유산 창출’(28.6%), ‘일대 관광산업 활성화’(22.4%) 순으로 답하고 있다.
또 평화공원 조성의 사회적 효과에 대해 ‘역사문화의식 고취’(44.3%), ‘관광객 교류 증대’(19.2%) 순으로 답했다. 요컨대, 도민들은 평화대공원의 조성이 주민수용성이 있고 경제적·사회적 효과 창출로도 연결된다고 여긴다.
송악산알뜨르사람들은 “도민과 지역주민들이 그렇게 보듯, 우리는 송악산과 알뜨르가 명실공히 생태와 평화의 가치를 온전히 실현하는 평화대공원 조성되어 그것이 자연스럽게 경제적·사회적 효과까지 산출되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본질적 가치 실현에 초점을 두면 인위적인 토건사업도 거의 필요 없고 그만큼 작은 예산으로도 실현 가능하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이곳에 스포츠타운 건설안을 운위하는 오영훈 도정의 계획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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