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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 피해를 입은 김해시 한림면의 딸기 농장 모습. /김해시 제공 |
[뉴스밸런스 = 최혜진 기자] 경남 김해에서 시설하우스 내 딸기 2t가량이 출하 직전에 감쪽같이 사라졌다. 하지만 경찰은 딸기 절도사건이 발생한 지 보름 만에 본격 수사에 나서 ‘늑장 수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16일 김해시와 복수의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지난 1일까지 이틀간 한림면 시산리의 농가 8곳 시설하우스 11동(6600㎡·2000평)에서 딸기 도난 사고가 발생했다. 도난 신고가 된 물량은 약 1900㎏, 시가는 약 25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딸기는 익은 상태로, 경매장으로 출하하기 직전이었다.
피해 농가들은 “겨울철 딸기는 시설하우스에서 난방용 기름값, 전기료, 인건비 등이 많이 들어가는 데다 겨울딸기는 시세도 좋아 피해가 막대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피해를 입은 한 주민은 비닐하우스 농장이 마을과 떨어져 있고, 밤에 몰래 열쇠가 없는 하우스에 들어가 익은 딸기만 가져간 점을 토대로 “농가의 사정을 잘 아는 일당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겨울딸기는 ㎏당 상품은 2만 원을 호가한다. 한림면에는 딸기 수출 농가 등 82개 농가, 3개 작목반이 있다.
피해 농민들은 절도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인 지난 2일 경찰과 면사무소 등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은 절도사건 발생 즉시 수사에 들어가지 않았다. 다만 피해지역 농가 순찰 활동만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면사무소와 경찰 측은 절도 사건이 발생한 당시 농민들이 적극적인 수사를 의뢰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뒤늦게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점을 인정하면서도, 농민들이 신고 당시 순찰 강화를 요구해 해당 부분을 이행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전날 해당 사건 관련 언론 보도가 나오자 피해 농가에 형사 2개 팀을 투입해 피해 농민 조사와 현장 농가·주변 도로 진·출입로 폐쇄회로(CC)TV를 증거물로 확보해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 경찰은 현장 CCTV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으며, 주변 인근 딸기 노상 판매자 등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의 ‘늑장 대응’에 피해 농민들은 한겨울 추위 속에도 농막에서 새우잠을 자며 농산물 지키고 있다고 알려졌다. 지역 민간 해병대전우회들도 순찰 활동에 들어갔다.
피해 농민들은 “금값인 딸기가 대량으로 한꺼번에 사라졌는데 누가 적극적인 수사를 하지 말라고 말하겠느냐”며 “딸기는 생물인데 사건이 발생한 지 보름이 지났고 증거물도 다 사라졌을 텐데 뒤늦게 허둥지둥 수사하는 것이 황당하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경찰과 면사무소는 범행 당시 여러 명이 동원돼 새벽 시간에 시설하우스에 직접 들어가 등산용 헤드랜턴 등을 켜고 딸기를 직접 따기도 하고, 공판장에 출하하기 위해 수확해둔 딸기를 통째로 가져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사건 발생 후 딸기 밭고랑이 심하게 훼손되지 않은 점 등을 미뤄봤을 때, 농사일을 잘 아는 이들의 범행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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