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대표적인 명문대인 베이징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대학 구내식당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후앙씨.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화면 캡처 |
3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중부 후난성의 시골 지역 출신인 후앙(26)은 지난 2022년 PKU에서 저널리즘 석사학위를 받았다. 졸업 직후 그녀가 선택한 직업은 대학 구내식당 직원.
졸업 전에는 주요 인터넷 기업과 저명한 국영 미디어 기관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후앙은 “그런 직업에 비해 식당 아줌마로 일하는 것이 더 즐겁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맘 황(Mum Huang)’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그녀는 아침 일찍 교대 근무를 시작하여 매일 오랜 시간 동안 서서 일한다. 그녀가 구내식당에서 맡은 업무는 큰 용기에서 수프나 죽을 떠내거나 많은 양의 야채를 자르는 것이다.
후앙은 “한번은 바구니에 담긴 고추를 모두 썰었을 때, 향신료로 인한 자극으로 손이 부어올랐다. 고통을 견뎌야 했는데 다음 날이 되자 통증이 사라졌다”고 회상했다.
이어 “처음에는 이 일로 인한 피로감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곧 밤에 잠을 푹 자면 빨리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녀가 지금 하는 일은 이전에 일했던 인터넷 회사 및 언론 매체의 업무와 크게 다르다. 기존 업무의 경우 늘 엄격한 핵심성과지표(KPI)에 직면했다는 후앙은 “‘깨어 있는 한’ 새벽부터 해질녘까지 상사의 질문에 대답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후앙의 부모는 모두 버스 운전사이다. 그들은 구내식당에서 일하기로 한 그녀의 결정을 수긍하지 못했다. 육체적인 어려움과상대적으로 낮은 급여를 우려했기 때문.
후앙은 “다른 사람들이 부모님께 ‘딸이 어디서 일하느냐’고 물을 때, 그저 ‘베이징 대학교에서 일한다’고 대답한다. 많은 사람들이 제가 그곳의 교수라고 생각한다”고 귀띔했다.
6,000 위안(약 119만 원)의 월급을 받고 있는 후앙은 언젠가는 구내식당 매니저가 되기를 꿈꾸고 있다.
후앙은 “제 대학교 친구들은 한 달에 2만 위안(약 397만 원) 정도를 번다. 하지만 그건 나와는 상관없다”면서 “구내식당에서 일하는 것은 제 개인적인 행복과 일치하기 때문에 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후앙의 사연은 현지 소셜미디어(SNS)에서 직업 선택의 자유와 관련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한 누리꾼은 “당신의 행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기 때문에 그녀는 지혜롭다”며 후앙의 선택을 지지ᄒᆞᆫ 반면, 다른 누리꾼은 “교육자원의 낭비이며, 그녀의 상황을 홍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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