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려 ‘명상 훈련’에 사용하려고”…시신 73구 은닉한 수도원장 ‘악행’에, 태국 전역 ‘충격과 경악’

김성호 기자 / 기사승인 : 2024-12-04 13:12:03
  • -
  • +
  • 인쇄
  ▲사진=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화면 캡처
[뉴스밸런스 = 김성호 기자] 태국의 한 불교 수도원장이 승려들의 ‘명상 훈련’에 사용하기 위해 수련원 2곳에 70여 구의 시신을 은닉하다 적발돼 태국 전역이 충격에 휩싸였다.


3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지난달 22일 태국 중부 피칫 주의 남서부에 위치한 포탈레의 유명한 ‘티팍송 파 상나야탐 사원’을 급습해 41구의 시신을 발견하고 수사에 나섰다.

약 1만6,000m² 달하는 고요한 숲에 위치한 이 사원은 영적 수행으로 유명해 수 많은 신자들이 찾고 있으며 일부 추종자들은 땅을 기부하기도 했다.

광활한 사원 경내에는 야외 명상 센터, 방문객과 승려를 위한 4개의 식당, 여러 개의 대나무 명상 파빌리온(임시 건물)이 있는데, 경찰은 여러 곳에서 4~5개씩 숨겨져 있는 관을 발견했다.

또한 사원의 안뜰에는 600마리 이상의 악어가 서식하는 거대한 악어 연못이 있으며 ‘소원의 우물’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울타리로 둘러싸인 악어 연못은 방문객이 접근할 수 없으며 멀리서만 볼 수 있도록 했다.

수련원 측은 “발견된 시체가 죽기 전에 사원에 시신을 바치겠다고 서약한 사람들의 것이며, 그들 대부분은 사원의 제자이거나 그 제자들의 가족”이라고 주장하며 사망 진단서와 기부 계약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이후 경찰은 지난달 26일 피찟주 남부의 방문낙구에 있는 또 다른 수련원에서 32구의 시체를 추가로 발견했다.

두 수련원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하던 경찰은 “‘투시’와 ‘슈퍼 청력’ 등과 같은 초능력 가르침으로 유명한 프라 아잔 사이 폰 판디토 수련원장이 이번 사건이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판디토 수련원장은 “시신 사용은 내가 개발한 ‘명상 기법’의 한 형태로 승려들이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맞서 극복하도록 도왔으며 영적 수행을 심화시켰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이 방법을 자신의 개인적인 ‘혁신’이라고 설명하며 승려의 정신적 회복력과 규율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많은 승려들이 이 독특한 명상법을 배우기 위해 방문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경찰은 수련원에 숨겨져 있던 시신들을 수습하는 한편 수련원에 관련 모든 활동을 중지하도록 명령했으며, 시신의 신원과 출처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태국 국립불교국(NOB)도 이 문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저작권자ⓒ 뉴스밸런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