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경찰관 장징웨이(왼쪽)가 노부부와 함께 여행하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소셜미디어‧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1일 한 노부부가 불의의 사고로 잃은 늦둥이 아들 역할을 대행하며 혈연을 초월한 사랑과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는 중국 상하이 경찰
장징웨이(張景偉)의 가슴 뭉클한 휴먼 스토리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중국 북부 산시성에 사는 샤잔하이와 그의 아내 량차오잉은 가스 누출 사고로 아들을 잃었다. 이 사고의 충격으로 아내의 몸은 마비됐고 인지 능력도 5살 아이수준으로 떨어졌다.
아들의 죽음은 아내에게 큰 부담이 되었고, 남편은 “아들이 먼 도시에서 일하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며 그녀를 달랬다.
이런 와중에 남편은 한 TV 프로그램에서 상하이 경찰관 장징웨이를 본 뒤 순간적으로 그가 죽은 아들과 눈에 띄게 닮았다고 생각했다. 고심 끝에 그는 지난 2013년 말 TV 리얼리티 쇼를 통해 장씨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연락했다. 장씨는 이 프로그램에서 이 부부의 ‘아들’로 만났고, 아내는 눈물을 흘리며 그를 껴안았다.
2016년 장씨는 이 부부를 상하이 관광 여행에 초대했고, 2018년 초에는 휴가를 얻어 산시성으로 가서 그들과 함께 음력 설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영상 통화를 통해 이 부부와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는 등 11년째 ‘부모와 아들’의 유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영상 통화에서 ‘어머니’는 장씨의 흰머리를 보고 “아들아, 너도 늙어가고 있구나”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아버지’는 상하이 공안국에 ‘아들’에 대한 진심 어린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아버지는 이 편지에서 “친절하고 동정심 많고 책임감 있는 경찰관을 훈련 시켜 주셔서 감사합니다. 장씨는 10년 넘게 조용히 우리의 아들의 역할을 맡아 슬픔에 잠긴 우리 가족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왔습니다”고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이에 장씨는 “지난 몇 년을 되돌아보면 ‘부모님’을 돌보는 것이 결코 짐이 아니라 보람 있고 따뜻한 경험이었다”면서 “지역 경찰관으로서 저는 지역 사회의 노인들에게도 같은 보살핌과 연민을 보낸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중국 충영 축제 기간 동안 장씨는 자신의 ‘부모님’과 영상 통화를 했다. “아빠, 행복한 충영 축제, 아빠와 엄마의 건강을 빌어.”
친척이 없는 이 노부부에 대한 장씨의 헌신은 중국 본토 소셜미디어에서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고 있다. 누리꾼들은 “당신의 친절에 감사한다. 당신과 그 부부의 관계는 오랫동안 혈연을 초월했다”, “눈물이 날 수밖에 없었어요. 분쟁과 재난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도 이와 같은 이야기는 따뜻함과 희망을 가져다 줍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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