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장비 없이 맨손으로 108m 암벽 오르는 40대 중국 여성의 실체는

김성호 기자 / 기사승인 : 2024-10-08 12:2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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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스파이더우먼’으로 알려진 43세의 뤄덩핀이 맨손으로 108m 높이의 암벽을 올라가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화면 캡처
[뉴스밸런스 = 김성호 기자] ‘중국 스파이더우먼’으로 알려진 43세 여성이 장갑이나 안전 장비 없이 108m 높이의 절벽을 올라 화제가 되고 있다.


8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남서부 구이저우(貴州)성의 지윈미아오족과 부이족 자치현 출신이 여성 뤄덩핀(43)은 맨손으로 암벽 등반을 하는 고대 묘족 전통을 계승한 세계 유일의 여성 수련자로 인정받고 있다.

그녀는 30층 건물과 맞먹는 108m 높이의 절벽을 능숙하게 오른다. 거의 수직에 가까운 바위 표면을 쉽게 탐색하여 유명한 만화 ‘슈퍼 히어로’를 연상시키는 별명을 얻었다.

그녀의 뛰어난 암벽 등반 기술은 고대 묘족의 ‘절벽 매장’ 관습에 뿌리를 두고 있다. 전통적으로 외딴 산악 지역에 거주해온 묘족은 고지대에 매장하면 고인이 중국 중부에 있는 조상의 고향을 바라볼 수 있다고 믿었다.

그들은 또한 배 모양의 관을 죽음 후에 집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영혼들을 위한 희망의 상징으로 여겼다. 이러한 장례 문화는 시체를 절벽에 매장함으로써 귀중한 농지를 보존하고 야생 동물들로부터 시신을 보호하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작용했다고 한다.

묘족은 여러 세대에 걸쳐 전해 내려오는 전통인 맨손 등반 기술을 계속 연마해 왔는데 뤄덩핀은 현재 이 지역의 ‘거미족’ 중 유일한 여성이다.

그녀는 15세 때부터 아버지의 지도를 받아 암벽 등반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남자 아이들과 경쟁하거나 약초를 캐고, 절벽에 있는 제비 둥지에서 새 배설물을 모아 비료로 사용하는 등 생계를 유지하려는 열망에서 비롯됐다.

뤄덩핀은 지난 2017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남자 아이들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지만, 저는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다고 믿기 때문에 배웠다”면서 “거미 여성으로서의 여정은 그렇게 시작됐다”고 말했다.

최근 산둥 TV와의 인터뷰에서는 “이 지역이 개발되기 전에는 제비 배설물을 모으기 위해 매일 등반했다. 108m를 올라가곤 했다. 외국인들은 종종 우리의 맨손 등반에 겁을 먹었지만 나는 이러한 등반에 익숙해졌다. 그렇게 여러 번 하다 보니 손에 굳은살이 박혔다”고 말했다.

이 기술을 마스터하려면 체력뿐만 아니라 상당한 기술이 필요하다. 약초를 채취하는 어려운 작업은 4~5시간이 걸릴 수 있다.

오늘날에는 비료를 얻기 위해 제비의 배설물을 수거하는 일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으며, 그녀의 암벽 등반 기술은 이제 관광객을 위한 이벤트의 형태로 선보이고 있다.

“많은 방문객들이 돈을 지불하고 우리가 시연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했습니다. 수입은 많지 않지만, 나는 ‘거미 여성’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낍니다.”

뤄덩핀은 한때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났지만 지난 2000년 돌아와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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