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 따고, 씻고, 칼질하고…능수능란하게 요리하는 ‘한 살배기 중국 아기’의 정체는

김성호 기자 / 기사승인 : 2025-02-27 10:3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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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엌칼로 직접 썰어 가지요리를 하고 있는 ‘AI 아기’의 모습.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화면 캡처
[뉴스밸런스 = 김성호 기자] 한 살배가 아기들이 능수능란하게 요리를 하고 시장에서 생선을 나르는 등의 영상이 중국 노인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26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할머니들이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가짜 아기’ 영상에 매료됐다.

최근 중국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한 영상에는 한 살짜리 아기가 구운 돼지고기를 맨손으로 들어 올려 맨발로 할머니 집에 배달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다른 영상에서는 기저귀를 찬 아기가 밭에서 혼자 가지를 딴 뒤 야채를 씻고 부엌칼을 잡고 재료를 다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족을 위해 세 가지 요리와 수프가 포함된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다.

태어난 지 몇 개월밖에 안 돼 보이는 살집이 통통한 아기가 고추기름을 뿌린 푸짐한 국수 한 그릇을 능숙하게 젓가락으로 저어 먹는 영상도 있다.

모두 AI로 만들어낸 가상의 영상이지만 일부 할머니들은 이를 잘 구분하지 못한 채 영상에 빠져들고 있다고 한다.

이들 영상을 본 한 할머니는 “와, 얘가 얼마나 잘 먹는지 봐! 너무 어린데 이미 젓가락 사용법을 알고 있잖아. 정말 유쾌한 아기”라는 반응을 보였다. ‘AI 아기’가 마당에서 닭과 장난하며 노는 모습을 본 다른 할머니는 “아기의 작은 눈이 닭에게 찔릴까 봐 걱정”이라며 유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처럼 ‘AI 손자’가 할머니들을 미소 짓게 하는 동안 젊은 가족들은 할머니들이 좌절할까 봐 ‘가짜’라고 선뜻 얘기하지 못한다. 할머니들은 “가짜? 하지만 얼마나 귀여운지 봐! 나는 네가 가짜라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자신의 ‘진짜 손주’를 꾸짖을 수 있다는 것.

현지 네티즌들은 외로움 속에서 정서적 위안을 얻고 있는 고령자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할머니들에게 이게 가짜라고 말하지 말고 그냥 즐기게 두는 게 나을 것 같다”, “이제 AI 손주들이 온라인으로 제품을 파는 시대가 올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른 “동반자가 없는 외로운 노인들에게 오직 AI 손자만이 위안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해 씁쓸함을 남겼다.

한편 중국의 인구 고령화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달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22%인 3억 2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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