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칼로 직접 썰어 가지요리를 하고 있는 ‘AI 아기’의 모습.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화면 캡처 |
26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할머니들이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가짜 아기’ 영상에 매료됐다.
최근 중국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한 영상에는 한 살짜리 아기가 구운 돼지고기를 맨손으로 들어 올려 맨발로 할머니 집에 배달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다른 영상에서는 기저귀를 찬 아기가 밭에서 혼자 가지를 딴 뒤 야채를 씻고 부엌칼을 잡고 재료를 다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족을 위해 세 가지 요리와 수프가 포함된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다.
태어난 지 몇 개월밖에 안 돼 보이는 살집이 통통한 아기가 고추기름을 뿌린 푸짐한 국수 한 그릇을 능숙하게 젓가락으로 저어 먹는 영상도 있다.
모두 AI로 만들어낸 가상의 영상이지만 일부 할머니들은 이를 잘 구분하지 못한 채 영상에 빠져들고 있다고 한다.
이들 영상을 본 한 할머니는 “와, 얘가 얼마나 잘 먹는지 봐! 너무 어린데 이미 젓가락 사용법을 알고 있잖아. 정말 유쾌한 아기”라는 반응을 보였다. ‘AI 아기’가 마당에서 닭과 장난하며 노는 모습을 본 다른 할머니는 “아기의 작은 눈이 닭에게 찔릴까 봐 걱정”이라며 유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처럼 ‘AI 손자’가 할머니들을 미소 짓게 하는 동안 젊은 가족들은 할머니들이 좌절할까 봐 ‘가짜’라고 선뜻 얘기하지 못한다. 할머니들은 “가짜? 하지만 얼마나 귀여운지 봐! 나는 네가 가짜라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자신의 ‘진짜 손주’를 꾸짖을 수 있다는 것.
현지 네티즌들은 외로움 속에서 정서적 위안을 얻고 있는 고령자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표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할머니들에게 이게 가짜라고 말하지 말고 그냥 즐기게 두는 게 나을 것 같다”, “이제 AI 손주들이 온라인으로 제품을 파는 시대가 올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른 “동반자가 없는 외로운 노인들에게 오직 AI 손자만이 위안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해 씁쓸함을 남겼다.
한편 중국의 인구 고령화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달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22%인 3억 20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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