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치근덕거렸길래…여성 동물원장이 ‘독신 남성’ 출입 금지한 이유는

김성호 기자 / 기사승인 : 2025-02-14 10:3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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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화면 캡처
[뉴스밸런스 = 김성호 기자] 일본의 한 동물원 여성 원장이 자신과 여성 이용객들에게 부적절한 행동과 발언이 잦다는 이유로 독신 남성의 출입을 금지한 사실이 알려져 온라인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일본 동부 도치기현에 위치한 ‘힐링 파빌리온’은 돼지, 고양이, 개, 양 등의 동물에게 먹이를 주고, 껴안을 수 있는 등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동물원이다.

지난해 3월 개장한 동물원은 동물들과의 상호 교감을 통해 치료 동반자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이 시설에는 방문객들이 반려동물을 데리고 올 수 있는 ‘반려견 공원’도 있다.

그런데 지난달 26일, 이 동물원의 여성 원장 미사 마마는 자신의 소숄미디어(SNS)를 통해 ‘독신 남성 출입 금지’ 조치를 발표하여 네티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그녀는 SNS를 통해 “(이 조치는) 즉시 발효되며, 남성 방문객은 혼자서 동물원에 출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입구에 붙은 안내문에는 독신 남성은 가족이나 친구를 동반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원장은 “동물원이 문을 연 이래 방문객의 대다수가 가족이나 커플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독신 남성 손님들이 그녀와 여성 손님들에게 접근해 대화를 수시로 시도했다. 그녀는 이들이 심지어 시시덕거리는 행동을 하거나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고 꼬집었다.

미사 마마는 “손님들을 공개적으로 거절하거나 돌려보내는데 어려움을 겪었으며, 종종 미소를 지으며 정중하게 대답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힐링 파빌리온은 데이트나 중매가 아닌 감정적 치유를 위해 설계되었다”고 강조했다.

미사 마마는 “독신 남성 출입 금지 규칙은 오만함이나 남성에 대한 오해에 근거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하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해로운 의도를 가지고 와서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이 동물원의 독신 남성 출입 금지 조치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 남성 누리꾼은 “이것은 명백한 성차별이다. 나와 같은 많은 사람들은 그저 동물들과 함께 있는 것을 즐기고 싶어 하며, 해를 끼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미사 마마는 일부 누리꾼들의 반발에 대해 “할 수만 있다면 잘못된 행동을 하는 사람들만 금지할 것”이라며 “혼자 동물원을 운영하는 여성으로서 잠재적인 보복이 두려워 이 규칙을 시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남성에 대한 편견을 품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응원의 목소리를 내는 누리꾼들도 적지 않다.

한 방문객은 “저에게 따뜻함과 기쁨을 가져다준 힐링 파빌리온의 동물들에게 감사드린다. 미사 마마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우리 함께 이 동물원을 지키자”면서 “진정한 동물 애호가만 방문하길 바란다. 나는 동물들이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들을 감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일부 이용자들은 당국에 여성 방문객과 직원을 보호하는 정책을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지역 공무원들이 이 동물원에서 발생한 괴롭힘 혐의를 조사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이 동물원의 독신 남성 출입 금지 조치와 관련한 논평을 듣기 위해 일본의 여러 성평등 단체에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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