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
2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동부 장쑤성 출신의 리모씨는 최근 자신의 집에서 과거 집주인이 7년간 숨어 지낸 사실을 발견했다.
리씨는 지난 2018년 도심의 중고 주택을 약 200만 위안(약 4억 원)에 구입했다. 리씨의 가족은 편리한 교통과 아름다운 인테리어를 갖춘 새 집에 만족했다. 하지만 최근 가정용품을 정리하던 리씨는 계단 뒤에 숨겨진 ‘비밀 문’을 발견했다.
그 문은 그가 알지 못했던 지하실로 이어졌다. 지하 공간엔 넓고 환기 시스템, 조명, 심지어 작은 바까지 완벽하게 갖춰져 있었다. 그곳에 누군가 살고 있다는 명백한 흔적을 발견한 리씨는 “소름이 끼쳤다”고 말했다.
리씨는 즉시 이전 주인인 여성 장모씨에게 연락해 “매각 과정에서 고의로 지하실을 숨겼다”고 따졌다. 이에 대해 장씨는 “집을 팔았지만 지하실이 포함된다고 말한 적은 없다”며 “지하실이 당신 것이라면 나는 여가 시간에 어디서 휴식을 취해야 하느냐”고 적반하장으로 나왔다.
장씨는 “지하실이 개인 레크리에이션 공간이며, 등재된 부동산이나 매매 계약서의 일부가 아니다”고 강변했다. 하지만 장씨가 어떻게 이 지하실을 몰래 드나들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리씨는 부동산 대금을 전액 지불했으니 지하실은 법적으로 자신의 소유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법원은 리씨에게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 장 씨에게 금전적 배상을 명령하고 지하실의 법적 소유권을 확인한 것.
해당 사연이 알려지자 지난 2019년 개봉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현실판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 영화는 가난한 가족이 신분을 위조해 부유한 집에 침투해 운전사, 가정교사, 가정부로 일하며 상류층 생활을 누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누리꾼들은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는다. 낯선 사람이 아래층에서 술을 마시고 TV를 보는 동안 위층에서 사는 것을 상상해 보라”, “정직은 모든 거래의 초석이다. 중요한 세부사항을 숨기는 것은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는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저작권자ⓒ 뉴스밸런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