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친 신용카드로 산 즉석복권, 7억5000만원 당첨되자…카드 주인 “빨리 자수해! 5대5로 나눠 갖자”

김성호 기자 / 기사승인 : 2025-02-24 10: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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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자료 사진 출처=픽사베이
[뉴스밸런스 = 김성호 기자] “절도범들이 내 신용카드로 복권을 사 당첨됐어요. 나는 그들과 당첨금을 나눠 갖고 싶습니다.”


프랑스에서 노숙자가 훔친 신용카드로 복권을 사 50만유로(약 7억5200만원)에 당첨되자 카드 주인이 노숙자에게 “경찰에 신고하지 않을테니 자수해서 당첨금을 나누자”고 읍소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3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데일리스타’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툴루즈에 거주하는 장 다비드는 RTL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당국에 돈을 압수당하기보다는 도둑질로 추정되는 사람들에게 거래를 제안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복권 당첨금을 5대 5로 나누자”고 절도범에게 제안했다.

그는 “내가 없었다면 그들은 당첨되지 않았을 것이지만, 그들이 없었다면 나는 이 복권을 사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당첨금을 나누도록 제안하고 싶다”고 부연했다.

장 다비드는 지난 3일 툴루즈 시내 주차장에 세워둔 자신의 차량에서 지갑이 든 가방을 도난당했으며, 즉시 은행에 연락해 카드 사용 중지를 요청했지만 이미 근처 담배 가게에서 비접촉식 결제로 52.8유로(약 8만원)가 빠져나간 것을 확인했다.

그는 이어 가게를 직접 방문해 절도범의 의심스러운 정황이나 남겨진 소지품이 있는지 등을 물었다. 가게 직원은 카드 결제 과정에서 PIN 번호를 입력하지 못하는 등 수상한 정황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장 다비드의 변호사 피에르 드뷔송은 BBC에 “내 의뢰인은 계산원과 이야기를 나눴고, 노숙자로 보이는 두 남자가 그의 신용카드를 사용해 담배와 즉석복권 여러 장을 구입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두 남성이 구매한 복권 중 한 장이 50만유로에 당첨됐다”며 “이들이 프랑스 국립복권운영사(FDJ)에 당첨금을 수령하러 간다고 했다”고 전했다. 장다비드는 가게 직원과 대화 후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FDJ에 해당 사실을 통보했다. 현재 FDJ는 해당 당첨 복권의 지급을 보류한 상태다.

장다비드는 절도범에게 도난 신고를 취소할 테니 자신에게 연락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용의자들이 내 변호사에게 직접 연락하지 않는 한 당첨금을 수령할 수 없다”며 “그러니 당첨금을 5대5로 나누도록 합의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그는 당첨금을 나눠 받게 된다면 25만유로(약 3억7600만원)로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할 계획이라고 한다.

장다비드의 변호사는 “제 의뢰인은 이러한 상황에서 카드를 도난당한 것에 매우 만족했기 때문에 기소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또한 이 두 사람이 스스로를 위해 새로운 삶을 건설할 수 있는 기적적인 기회이기도 하다”며 절도범을 거듭 설득했다.

프랑스 복권 규정상 즉석복권 당첨금은 구매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수령해야 한다. 절도범들은 아직 당첨금을 수령하러 FDJ를 찾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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