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사고로 숨진 사망자 수가 179명으로 최종 집계됐다. 생존자는 단 2명으로 확인됐다. /SNS 캡처 |
29일 오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충돌 사고의 명칭을 둘러싸고 온라인 공간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쯤 ’근데 왜 자꾸 무안공항 사건이라 하는 것임?‘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30일 오전 9시 현재 조회수 17만7000회를 기록한 가운데, 누리꾼들은 1400여 개의 찬성‧반대 댓글을 남기는 등 갑론을박을 벌였다.
글쓴이 A씨는 “(무안)공항은 활주로 내준 것밖에 없고 활주로에 문제는 전혀 없었고 비행기 결함 문제인 건데 온갖 기사며 뉴스며 다 ’무안공항 사건‘이라고 하니까 이상하다”면서 “보통 비행기 사고 나면 항공사 이름으로 부르지 않나? ’제주항공 비행기 추락사건‘이 맞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A씨는 “나도 이번 사건 정말 너무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에 대한 책임은 정확히 물어야 하지 않나 싶어 글을 써봤다”고 했다.
그는 “댓글을 보니까 ’버드 스트라이크‘가 원인이라는 글이 많은데 내가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사진‘ 읽는 게 나을 거 같아서 첨부한다”고 덧붙였다. A씨가 첨부한 한 온라인 게시글 사진에는 “(인천공항, 청주공항, 군산공항 등) 우리나라 대부분 공항 옆에는 철새도래지가 있어요. 철새들이 오는 곳과 공항적합부지가 조건이 거의 바슷해요. 무안공항이 철새도리지 옆에 위치해서 이 사단이 났다는 말은 진짜 그냥 헛소리입니다”고 적혀 있다.
A씨는 “또 (무안공항) 활주로 길이가 원인이라는 댓글도 있던데 전문가가 인터뷰한 바에 따르면 무안공항 활주로는 이미 충분히 길기 때문에 공항시설이 원인이 되지는 않는다”면서 “어떻게 불리는 게 뭐가 중요하냐 할 수도 있지만 명칭 하나로 무안공항에 책임이 전가되고 제주항공의 문제가 무안공항의 문제인 것처럼 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잖아도 원래 호남지역은 지역혐오가 심한 지역이기도 하고 지금 이 글 댓글만 봐도 혐오가 난무한 데 더 민감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찬반으로 나뉘어 열띤 공방을 벌였다.
먼저 A씨의 의견에 찬성하는 주요 댓글은 다음과 같다.
“언론은 제발 ’무안공항 사고‘라고 부르는 호남 혐오를 멈춰 주세요. 제주항공 사고, 보잉사고, 여행사고, 방콕사고, 라이트형제사고, 연말일요일사고, 버드사고 등으로 불러 주세요. 버드사고는 동물혐오일 수도 있으니 이 표현보다는 앞에 표현으로 써 주세요.”
“피해의식이 아니라 제주항공이 자기들 이름 빼고 일부러 무안공항 사고 운운하니까 나온 소리임. 아시아나 추락사고 아니냐? 그거 지역이 어딘지 아는 사람? 십 수년이 지나도 아시아나 추락사고로 기억되는 거처럼 이번 사고도 제주항공 사고로 기억되어야지, 무안공항 사고로 기억되면 안 된다.”
“이게 틀린 말이 아닌 게, 이 전에 발생한 항공기 사건들 포털에서 검색해 보면 ’아시아나000편 추락사고‘, ’대한항공000편 착륙사고‘ 등으로 공식적으로 표기해. 이번에도 ’제주항공7C2166편 추락사고’로 명명하는 게 정식표기다.”
A씨의 주장에 반론을 제기한 주요 댓글들은 아래와 같다.
“제주항공이면 사람들이 제주에서 사고 난 줄 알잖아, 일단 어딘지 정확히 알아야 하지 않아? 대체 무슨 피해망상 의식으로 무안을 입에 담지 말라는 거지? 이태원 참사는 할로윈 참사라고 하지 말고 이태원 참사라고 하라고 우기더니 이건 지명 말하면 안 돼?”
“사고 초반이니까 어디서 일어났는지 알려주는 게 맞지. 탑승객 지인 입장에서 처음부터 제주항공 ***편이라고 하면 저게 뭔지 어떻게 아느냐. 무안, 태국, 인천 이런 키워드가 있어야 알지.”
“사고난 지 아직 24시간도 안 지났고 원인 규명도 안 됐는데 왜 무조건 제주항공 문제라고 단정지은 건지 모르겠네. 무안공항 문제로 단정 짓는 것도 비정상이지만, 제주항공 문제라고 단정 짓는 것도 비정상 아님? 적어도 확실하게 결과 나오기 전까진 누구 문제다, 누구 잘못이다 하는 건 성급한 것 같다.”
“살다 살다 다른 사건들은 지역명 이름 거론돼도 전혀 이런 의문점 생기는 것 한 번도 못 봤는데 이번 사건은 왜 지역명에 민감해 하는 것임? 무안이 거론 되면 안 될 이유가 뭐 있음?”
[저작권자ⓒ 뉴스밸런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