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신‧돌싱 직원, 9월까지 결혼 안 하면 해고”…중국 회사, 당국 경고에 ‘긴급 철회’

김성호 기자 / 기사승인 : 2025-02-25 09: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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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화면 캡처
[뉴스밸런스 = 김성호 기자] 중국의 한 회사 최고경영자(CEO)가 독신과 이혼한 직원들에게 결혼 마감 시한을 제시한 뒤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해고하겠다고 ‘협박’해 당국의 경고를 받았다.


24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1,2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중국 동부 산둥성의 순톈화학그룹은 지난 1월 회사의 결혼율을 높이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회사가 발표한 정책의 요지는 “28세에서 58세 사이의 독신 및 이혼 직원들에게 올해 9월 말까지 결혼하라”는 것이었다.

3월 말까지 결혼하지 못하면 자아비판 편지를 써야 하고, 6월 말까지 결혼하지 못하면 업무 평가에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며, 9월 말까지 독신일 경우, 해고된다고 회사는 밝혔다.

회사는 “충성심과 효도와 같은 중국 전통 가치”를 강조하면서 “혼인율을 높이라는 정부의 요구에 부응하지 않는 것은 불충이며, 불충은 불효와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독신으로 지내는 것은 자비롭지 않다. 동료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산둥성 공산당은 곧바로 이 회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CEO에게 경고 처분을 내렸다. 이에 따라 정책은 하루만에 철회됐고 결혼 여부 때문에 해고된 직원은 없었다. 공산당은 이 회사의 방침이 중국 노동법과 노동계약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연을 접한 현지 누리꾼들은 ”이 미친 회사는 자신의 일에 신경을 쓰고 직원들의 사생활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 ”그들이 정책을 실행하도록 내버려 두십시오. 해고된 사람들은 단순히 중재를 신청하고 상당한 금액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기혼 직원들도 아이를 갖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벌할 것인가?“라는 등 비판을 쏟아냈다.

한편, 지난해 중국의 결혼 건수는 610만 건으로 전년의 768만 건에서 20.5% 감소했다고 SCMP는 전했다. 또한 지난해 954만 명의 신생아가 태어났는데, 이는 2023년보다 52만 명 증가한 것이고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한 수치다.

중국 위와 인구 연구소의 인구 통계학자 허 야푸는 ”지난해 출산율이 증가한 것은 많은 가정이 ‘용의 해’에 태어난 아이들을 선호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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