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남대 국민 관심 폭발적 증가”…충북도, “국가 차원 지원 필요” 촉구

김성호 기자 / 기사승인 : 2023-11-01 18:4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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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남대 개방 이후 최대 방문 기록…1km 이동에 3~4시간 소요”
“진입로‧주차장 부족에 관람객 통제 지경, 식사도 못해…규제 완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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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제는 충북 청주시 문의면에 있는 옛 대통령별장 청남대(靑南臺)’의 관광 활성화를 위한 각종 환경 규제 완화 찬반 논쟁입니다. 청남대 관광자원 활성화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충북도와 환경단체의 주장을 취재했습니다. <편집자 주>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달 30일 청남대 진입로와 주차공간, 식사 공간 등의 부족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뉴스밸런스 = 김성호 기자]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으나, 찾아온 관광객을 막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충북도가 각종 규제에 묶여 최근 관람객이 급증하고 있는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靑南臺)’의 관광 활성화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1983년 건립된 청남대는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인 2003년 4월 18일 민간에 개방되며 충북도에 관리권이 이관됐다. 청남대는 개방 이후 매년 평균 80만여 명이 방문, 지난해 말 기준으로 누적 관람객 1,350만 명을 기록하는 등 명실상부한 대통령 테마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청남대는 ‘내륙의 바다’로 불리는 대청호 인근에 위치한 탓에 수도법으로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취사 행위를 할 수 없고 교통‧주차난 등의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충북도는 지난달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11월 5일까지) 청남대 가을축제가 한창 진행되는 가운데 주말(10월 28일) 하루 입장객 수가 1만 3,581명, 차량 입장이 2,971대를 기록해 2003년 개방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면서 “그동안 청남대를 레이크파크 모델로 성장시키기 위해 대대적으로 혁신한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평소 15분이면 차량 진입이 가능했던 문의마을에서 청남대까지 11km 구간을 이동하는 데만 무려 3~4시간이 소요되면서 관람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공연 참가자들도 지각이 속출하여 공연이 지연되기 일쑤다. 심지어 이튿날 오후에는 2시간 가량 청남대를 찾아온 관광객의 모든 진입 차량을 통제하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졌다.

이와 관련, 김영환 충북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각종 환경 규제에 따른 협소한 진입로와 주차 공간 때문”이라며 국가적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청남대 내부는 184만㎡(55만평)에 달해 2만명 이상 관람이 가능하나 청남대 진입로가 협소하고 주차 공간이 적은 게 문제라는 것이다.

청남대는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배수로를 복개하여 주차면을 확보하고, 양묘장을 임시주차장으로 활용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한계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충북도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청남대와 대청댐, 문의마을을 연결하는 친환경전기동력선과 보행교 건설 방안 등을 정부에 건의했으나 아직까지 긍정적인 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 도보로 진입할 수 있는 청남대와 별장매점까지 3.5km의 생태탐방로는 자체 사업비로 설계를 착수해 내년에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충북도에 따르면 청남대의 또 하나의 문제점은 관람객이 먹을 게 없다는 것. 청남대를 찾는 관광객은 배가 고파 허기진 상태로 관람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차량 정체로 점심을 굶고 관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식사를 못해 저혈당으로 쓰러지는 경우도 있으니 국민관광지로서는 그야말로 참담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청남대는 이런 문제를 축제 기간 중이라도 해결해 보고자 푸드트럭을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위법’이라는 지적에 따라 포기한 상태다. 청남대 내에서 식사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완화 방안은 현재 정부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도는 “청남대는 대통령 휴양지라는 독특한 테마로 국민쉼터 기능과 함께 대한민국 관광 발전에 중요한 곳”이라며 “지역경제 및 문화 발전에도 중요한 플랫폼 기능을 할 것이고,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유니크베뉴의 특성을 살려 마이스산업으로도 적극 도전하고 있으며 가능성도 충분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충북도에 이양한 국민관광지 청남대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불편한 주차와 진입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친환경 선박 운행과 보행교 건설, 휴게음식점과 같은 관람객 지원시설 등 충북에서 요청한 사업을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지사는 “정부는 국가시설이던 청남대를 정치적 목적으로 준비가 덜된 상태에서 성급히 충북에 이관했다”면서 “충북도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청남대에서 한 방울의 오‧폐수도 대청호로 유입되지 않도록 특별한 시설을 설치하는 등 청남대 생태 보존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만큼 정부도 충북의 특별한 상황을 고려하여 건의 사항을 신속히 지원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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