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적분Ⅱ와 기하, 수능 수학 과목 범위에서 제외 시도에 단호하게 반대”
뉴스밸런스는 우리 사회에서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이슈 및 정책을 대상으로 찬성론과 반대론이 한판 승부를 벌이는 논쟁터입니다. 양측 주장과 의견을 최대한 공정하고 충실히 전달함으로써 독자들의 정확한 판단과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주제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심화수학’ 신설”을 둘러싸고 가열되고 있는 찬반 논쟁입니다. 대한수학회와 사교육없는세상의 입장을 중심으로 양측이 각각 내세운 찬성과 반대의 논거를 정리했습니다. <편집자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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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학회 로고. /홈페이지 캡처 |
[뉴스밸런스 = 김성호 기자] ”이과계열 대학교육의 기반 붕괴와 과학·기술의 국가경쟁력 약화로 직결되는 ‘2028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을 우려한다.“
대한수학회(회장 박종일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교수, 이하 수학회)는 지난 16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교육부가 공개한 ‘2028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은 오직 문과계열을 지원하는 학생들만을 고려한 시안으로 이과계열 대학교육의 기반이 붕괴될 것임이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이과계열 대학교육의 기반 붕괴와 과학·기술의 국가경쟁력 약화를 우려하여 과학기술계에서 강력히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2028학년도 대학입시 개편안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수학 과목은 미적분Ⅱ와 기하를 제외시키고 기존의 문과 수학 범위로 축소되었다는 것이다.
수학회는 “미적분Ⅱ와 기하로 구성되어 있는 ‘심화수학’을 신설하여 선택과목으로 추가하는 검토안을 추가로 제시하고는 있지만, 국민들의 의견수렴이라는 조건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쟁점으로만 끝날 가능성이 있어 매우 우려된다”면서 “게다가 미적분Ⅱ와 기하는 이과계열 대학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목인데, 이를 ‘심화수학’이라고 새롭게 명명한 것은 뭔가 대단하게 어려운 것을 추가로 배울 것 같은 뉘앙스를 나타내려는 다분히 의도적인 용어 선택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수학회는 이어 “현재 논의해야 할 것은 ‘심화수학’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것이 나은 지, 아니면 학력 저하를 방지하기 위하여 기존과 같이 상대평가로 유지하는 것이 나은 지와 같은 내용이며, 나아가 이과계열 학과에서 ‘심화수학’을 중요한 지표로 활용하여 학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드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수학회는 “이번 개편안은 실체도 명확하지 않은 문·이과 유불리라는 빈대를 만들어 놓고는 이를 잡겠다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는 집을 다 태워버리겠다는 형국”이라며 “수학에서 그동안 이과계열 진학에 필요한 소양으로 평가하던 과목을 없애는 방안으로, 현재 수능시험이 갖고 있는 문제점들이 해결될 것이라 생각하는 단순함에 어이가 없을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적분Ⅱ와 기하를 포함하는 ‘심화수학’의 신설이 마치 사교육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은 우리나라의 교육목표나 다른 교육적 측면은 상관없이 사교육 감소를 교육 문제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전형적인 포퓰리즘적 사고”라며 “이제 이런 주장은 그만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수학회는 “수능시험은 고등학생 입장뿐만 아니라 대학생 입장도 포함하여 다각적으로 방향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어려운 과목은 수능에서 빼야 고등학생들이 행복해진다는 단편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학습하기 가장 좋은 시기를 어려운 과목은 기피하고 쉬운 과목만의 반복학습으로 소비하고 정작 필요한 수학적 역량을 갖추지 못한 채 대학에서 고교 내용 보완 과정을 겪어야 하는 이과계열 대학생들의 불합리한 상황을 심도 있게 고민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를 위해서는 현재의 적절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모든 분야에서 마주치는 엄연한 현실이다. 고교에서 미적분Ⅱ와 기하의 소양을 키우는 것은 21세기를 지배하는 과학기술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노력이다.”
수학회는 “현재 수능시험 수학에서 선택과목으로 지정돼 있는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가 2015 개정 이전에는 이과계열 시험에 모두 포함되었던 내용임을 상기해 볼 때, 만일 ‘미적분Ⅱ’와 ‘기하’가 수능시험 과목으로부터 제외된다면 2015 개정 교육과정이 표명했던 ‘문·이과 통합’이 결국 ‘이과 해체’와 다름 아니었음을 2022 개정 교육과정이 말해주는 것이 된다”면서 “이는 현 정부에서 강조하는 ‘과학·기술 혁신 정책’에 역행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국가경쟁력 약화에 직결되는 재앙적인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미적분Ⅱ’와 ‘기하’를 수능시험 수학 과목 범위에서 제외하려는 어떠한 시도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반대한다”면서 “2028학년도 수능시험에서 이과계열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미적분Ⅱ’와 ‘기하’를 모두 선택하도록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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