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서 78톤 여객기 랜딩기어에 깔린 공항 직원…극적으로 목숨은 구했지만 결국

김성호 기자 / 기사승인 : 2024-10-21 09:4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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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8톤 에어버스 A320 항공기의 랜딩기어에 깔리는 사고를 당해 오른쪽 다리 절단 수술을 받은 레일 카사소프. /‘더선’ 캡처
[뉴스밸런스 = 김성호 기자] 러시아의 한 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일하는 근무자가 78톤이나 되는 에어버스 여객기 랜딩기어에 깔려 극적으로 목숨을 구했으나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영국 매체 ‘더선’의 지난 16일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 있는 콜초보 국제공항에서 우랄 항공 소속 항공요원 레일 카사소프는 최근 활주로에서 근무 중 이륙을 준비 중이던 에어버스 A320 항공기의 랜딩기어에 깔리는 사고를 당했다. 이 항공기의 무게는 무려 78톤으로 알려졌다.

사고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에는 에어버스 A320의 조종사가 비행기 아래에 있는 근무자를 확인하지 않은 채 활주를 시작했고, 순식간에 비행기의 랜딩기어가 레일의 다리 위를 지나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레일은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수술을 받았고, 운 좋게도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오른족 다리의 고관절 부분 절단 수술을 받은 레일은 “거대한 비행기가 덮쳤을 때 뼈가 터지는 것을 느꼈다”고 끔찍한 사고 순간을 털어놨다.

그는 “거대한 바퀴가 내 다리를 지나가더니 멈췄다. 처음 몇 초 동안은 악몽이라고 생각했지만 깨어날 수 없었다”면서 “충격으로 처음에는 통증을 느끼지 못했지만 나중에는 뼈가 터지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7분 동안 비행기 밑에 누워 있을 때 완전히 의식을 갖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출혈 때문에 너무 목이 말랐다. 앰뷸런스 안에서 가까스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한 뒤 기절하고 말았다”고 덧붙였다. 레일은 응급 절단 수술을 하기 전에 외과 의사들이 의학적 혼수상태를 유도한 후 5일 후에야 의식을 회복했다.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에 있는 콜초보 국제공항 활주로에서 우랄항공 소속 에어버스 A320 여객기의 랜딩기어가 레일 카사소프의 다리를 지나가는 모습이 CCTV에 담겨 있다. /‘더선’ 캡처
레일은 “잠에서 깨어나 주변을 둘러보니 천국처럼 보이지 않았다”며 농담을 건넬 정도로 안정을 되찾았다.

그는 “저는 어머니와 함께 중환자실에 있고 침대 옆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는 당황하지 않았다”면서 “비행기에 깔려있는 동안 내 다리에 희망이 없다고 여겼지만 나는 살아서 수다를 떨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였다.

조사관들은 조종사의 과실로 결론을 내리고 레일에게 보상을 해주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에릴은 1만6000파운드(한화 약 2760만 원)의 보상금을 받기로 조종사와 합의했다고 한다.

레일은 여전히 우랄 항공의 직원이며 의족 착용을 준비 중이며 업무 복귀를 기대하고 있지만 비행기 이륙 준비 업무는 맡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회사에서 저를 위해 일자리를 찾겠다고 약속했지만 나는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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