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림들 뿔났다’…‘혼인금지 4촌 이내 축소’ 반대, 릴레이 1인 시위 나섰다

김성호 기자 / 기사승인 : 2024-03-05 05: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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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성균관유도회총본부 “가족 해체, 족보 엉망…성씨 자체 무의미해질 것”
4일 김기세 성균관 총무처장 시작으로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무기한 항의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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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제는 근친혼 허용 범위 논쟁 격화입니다. 근친혼 허용 범위 축소를 둘러싸고 시대 흐름에 따른 변화를 혼인 관련 법률에도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과 가족관계가 말살되고 성씨 자체가 무의미해질 것이라는 반대 입장을 취재했습니다. <편집자 주>

 

  ▲김기세 성균관 사무처장이 4일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법무부 혼인금지범위 4촌 이내 축소방침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성균관 제공
[뉴스밸런스 = 김성호 기자]유교 종단의 중앙기구인 성균관은 최근 법무부가 발주한 연구용역에서 “혼인 금지 범위를 4촌 이내로 축소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 사실이 알려지자 “가족을 파괴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4일 성균관과 성균관유도회총본부 등에 따르면 이들 유림 단체는 이날부터 정부과천청사 정문에서 법무부의 “근친혼 금지 범위 4촌이내 축소” 연구용역을 규탄하는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섰다.

이날 1인 시위는 김기세 성균관 총무처장이 처음 나섰으며 법무부의 연구용역이 철회될 때까지 과천정부청사 정문에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5일 시위는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진행되며, 두 번째 시위자로 성균관유도회총본부 박광춘 사무총장이 나선다.

성균관은 이날 발표한 결의문에서 “가족관계가 무너지면 5촌 사이에도 혼인하는 일이 벌어질 것이며, 종국엔 4촌 이내도 혼인하는 일이 벌어질 것은 자명한 사실”이라며 “성균관을 비롯한 전국 유림단체 등은 이러한 만행을 규탄하며 온 힘을 다해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무부에 “근친혼 가족파괴 행위를 즉시 중단하라"며 "전 세계가 인정하고 부러워하는 대한민국의 가족문화를 적극 보전하라”고 촉구했다. 정부 측에는 “가족을 지키고 인륜과 도덕을 수호하려는 하려는 성균관의 노력에 즉각 동참하라”고 요구했다.

김기세 사무처장은 이날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이며 “근친혼 기준을 바꿔 혼인 문화의 급진적 변화를 시도한다면 가족관계 해체는 물론 도덕성마저 완전히 붕괴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법무부는 지난 2005년 동성동본 금혼을 폐지하더니 이제는 혈족과 인척 간에도 혼인을 허용하는 법률 개정을 추진하려고 한다”며 “만약 법무부가 근친혼 가족파괴 행위를 즉시 중단하지 않으면 성균관을 비롯한 전국 유림단체는 물리적인 힘을 동원해서라도 저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성균관, 성균관 유도회총본부, 전국 유림 일동은 27일 성명에서 “결국 동성동본 금혼을 폐지하더니, 이제는 혈족과 인척간에도 혼인을 허용한다는 법률 개정을 추진한다니 실로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통념으로 받아들여 온 근친혼 기준을 성급하게 바꿔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동성동본 금혼 조항은 1997년 7월 16일 헌법재판소에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려 효력을 중지시켰고, 2005년 3월 2일에 이르러서야 국회에서 민법 개정안을 의결함으로써 폐지된 바 있다.

이들은 “혼인문화에 대한 급진적 변화는 결국 가족 해체는 물론 도덕성 붕괴를 초래할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며 “8촌 이내를 당내간이라 하여 고조부를 함께 하는 가족인데 이제는 이런 가족관계가 모두 무너지고 5촌 사이에도 혼인을 하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이를 미루어 본다면 나중에는 4촌 이내도 혼인하는 일이 벌어질 것은 자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인륜이 무너지고 족보가 엉망이 되고, 성씨 자체가 무의미해지게 될 것”이라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전주이씨, 김해김씨, 안동권씨 등 일가 성씨와 근본이 모두 무너지고 질서가 없어지게 될 것인데 이런 법률을 왜 추진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우리 전국 유림은 이러한 만행을 규탄하며 온 힘을 다해 저지할 것"이라며 "법무부는 당장 연구용역을 중단하고 가족을 파괴하는 일을 멈춰야 할 것"이라며 ”지킬 것은 지키고 변화를 꾀할 것은 변화를 꾀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지만 이러한 만행은 결코 용납할 수 없기에 가족을 지키고 인륜을 수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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