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판매자 지원, 소비자 보호, 가품 차단, 개인정보 보호에도 투자 방침
뉴스밸런스는 우리 사회에서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이슈 및 정책을 대상으로 찬성론과 반대론이 한판 승부를 벌이는 논쟁터입니다. 양측 주장과 의견을 최대한 공정하고 충실히 전달함으로써 독자들의 정확한 판단과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주제는 “알리 vs 쿠팡…한‧중 이커머스 공룡, ‘쩐의 전쟁’”입니다. 한국 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본격적인 경쟁에 돌입한 한중 양국의 대표 이커머스 기업, 알리익스프레스와 쿠팡의 ‘투자 경쟁’을 취재했습니다. <편집자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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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이사. /알리익스프레스 제공 |
일명 ‘짝퉁’ 논란과 지연 배송 문제 등에 따른 한국 소비자 보호를 위한 조치로, 우리 정부가 알리 등 해외 플랫폼을 상대로 국내법 위반 시 과징금 부과 등 엄중 제재하겠다고 나선 것에 대한 선제 대응으로 풀이된다.
2일 업계와 복수 매체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한국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앞으로 3년간 11억달러(한화 약 1조4471억원)를 투자하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사업계획서를 최근 한국 정부에 제출했다.
먼저 2억달러(약 2632억원)를 투자해 올해 안에 통합물류센터(FC)를 구축할 계획이 눈길을 끈다. 그 규모가 18만㎡(약 5만4450평), 축구장 25개 크기에 달하는 면적이다. 단일 물류센터 시설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규모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이 물류센터를 직접 짓기보다는 이미 지어진 곳, 특히 수도권에 위치한 시설을 확보해서 바로 운영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한국 셀러(판매자)의 글로벌 판매를 지원하는데 1억달러(약 1316억원)를 쏟아부을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우수 한국 상품을 발굴하기 위한 소싱센터를 세우고 오는 6월에는 수출 플랫폼 역할을 할 글로벌 판매 채널도 마련할 방침이다.
알리익스프레스 외에 동남아시아지역 라자다 스페인어권의 미라비아 등 해외에서 운영 중인 여러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도 한국 상품을 선보이겠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3년간 5만 개에 달하는 한국 중소기업의 글로벌 수출을 지원한다는 목표다.
한국 시장 진출 이후 논란이 불거지는 소비자 보호에도 1000억원을 투자한다. 우선 300명의 전문 상담사가 있는 고객서비스센터를 공식 개설해 소비자 불만에 적극 대응한다. 직접구매(직구) 상품의 경우 구매 후 90일 이내에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전액 환불 처리도 가능하게 할 방침이다. 직구 상품이 위조 상품이나 가품으로 의심되면 100% 구매대금을 돌려준다.
가품 차단에도 공을 들인다. 플랫폼 내 가품 의심 상품을 걸러내고 한국 브랜드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데 1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알리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가품 의심 상품을 취급한 5000개의 셀러를 퇴출하고 182만4810개 위조 의심 상품을 삭제했다.
개인정보‧프라이버시 보호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에 독립적인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한국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관리하고 있고, 한국 법 규정에 따라 이를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리바바는 이 같은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3년간 3000여개 직간접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알리바바그룹 측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밝힐 수는 없지만 한국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확대하겠다”면서 “장기적으로 한국 로컬 셀러와의 협력, 소비자 보호, 중소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올해를 ‘한국 현지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엿보인 셈이다.
이에 앞서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0월 한국 상품 전문관인 ‘K베뉴’를 개설하고 ‘수수료 0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앞세워 국내 입점사를 빠르게 늘려나가고 있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 LG생활건강, 한국P&G, 유한양행, 유한킴벌리 등 주요 생활용품 제조사를 시작으로 CJ제일제당, 롯데칠성음료, 농심, 동원F&B 등 내로라하는 식품 기업들이 입점을 마쳤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공식 파트너사를 통해 냉장고를 비롯한 가전제품 판매를 시작했는가 하면 딸기, 토마토, 한우 등 신선식품 판매에도 나섰다.
‘초저가 전략’ 등을 내세운 알리의 이 같은 공세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물류센터 구축을 통한 알리의 배송 기간 단축은 한국 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기준 알리익스프레스 앱 월간 사용자 수는 800만 명을 넘어 종합몰 순위에서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1년 사이 2배 넘게 급증하며 11번가를 제쳤고, 이제 1위 쿠팡을 바짝 추격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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