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에 불만 증가한 전삼노…“노동자가 정당한 처우 받지 못하는 위기 크다”
뉴스밸런스는 우리 사회에서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거나 화제가 되는 이슈 및 정책을 대상으로 찬성론과 반대론이 한판 승부를 벌이는 논쟁터입니다. 양측 주장과 의견을 최대한 공정하고 충실히 전달함으로써 독자들의 정확한 판단과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주제는 “삼성전자 창사 이후 첫 노조 파업선언…전삼노 vs 삼성초기업노조, 노노갈등 비화 조짐”입니다.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29일 파업을 선언하게 된 배경을 둘러싸고 촉발된 삼성전자 내 노노갈등 비화 조짐에 대해 취재했습니다. <편집자 주> |
![]() |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파업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후 대형버스에 현수막을 매다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홈페이지 캡처 |
29일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산하 전삼노는 이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원 전원에게 오는 6월 7일 하루 연차를 소진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면서 파업(단체행동)을 선언했다.
전삼노는 “우리는 대화로 사측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사측은 여전히 노조를 무시하고 직원들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을 파업 돌입의 이유로 내세웠다.
그러면서 “회사는 지난 10년간 위기라고 외치고 있지만 노동자가 정당한 처우를 받지 못하는 위기가 더 크다”며 “노조 리스크라고 얘기하지만 지금은 경영 위기 사태”라고 주장했다.
전삼노 지도부는 이날부터 서초사옥 앞에서 24시간 버스 농성도 돌입했다. 전삼노 측은 “아직 소극적인 파업으로 볼 수 있지만, 단계를 밟아 나가 총파업까지 갈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전삼노 조합원 수는 전체 직원(12만4800명)의 22.8% 수준인 2만8000여명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에는 현재 총 5개 노조가 활동 중인데,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을 중심으로 구성된 전삼노의 규모가 가장 크다.
지난해 성과급을 못 받은 DS 부문을 중심으로 가입이 급증했다고 한다. 이들은 지난해 회사가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은 것에 불만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로 DS 부문에서만 연간 14조 8천800억원의 적자를 내는 바람에 초과 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을 0%로 책정한 바 있다.
전삼노는 파업에 앞서 지난 28일 사측과 교섭을 진행했지만, 원만한 합일점을 찾지 못하고 예정대로 이날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삼성전자 사측과 전삼노는 지난 21일 임금 실무교섭을 재개한 데 이어 28일 오전 기흥사업장에서 올해 임금협상을 위한 8차 본교섭에 나섰으나 파행했다.
노사 양측은 실무교섭 당시 “타결을 위해 노력하자”고 했으나, 이날 본교섭에서는 사측 인사 2명의 교섭 참여를 둘러싼 팽팽한 입장차로 정작 임금협상 안건은 다뤄지지 못했다. 노조는 본교섭 이전에 사측 위원 2명을 교섭에서 배제할 것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교섭 이후 조합원들에게 “안건을 다루기 전 사측 교섭위원 2명에 대한 입장 대립으로 인해 고성이 오갔고, 교섭 시작 후 얼마 되지 않아 사측이 교섭장을 이탈해 파행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사측은 사용자 위원과 근로자 위원이 참여하는 노사협의회에서 올해 평균 임금인상률을 5.1%로 정했고, 임금 6.5% 인상을 주장하고 있는 전삼노는 여기에 반발하며 중앙노동위 조정, 조합원 찬반투표 등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다.
경영 위기 상황에 사상 첫 파업까지 현실화하자 삼성전자 안팎에선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전삼노의 파업 선언에 사측은 현황 파악과 대응책 마련 등에 분주하다. 사태가 장기화하거나 실제 총파업까지 이어지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전삼노가 하루 연차 지침을 내린 6월 7일은 현충일과 주말 사이에 낀 징검다리 연휴여 생산 차질 등이 빚어질 가능성은 작아 보이지만 단체행동에 동참하는 인원수는 변수다.
한편, 선삼노가 파업을 선언한 29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09% 급락한 7만5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저작권자ⓒ 뉴스밸런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