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카드로 골드바 구입…구매 목적과 금의 소재 낱낱이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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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 카라지회와 ‘카라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등은 지난 4일 서울 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카라 전진경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YTN 방송화면 캡처 |
5일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 카라지회(이하 노조)에 따르면 노조와 ‘카라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등 5개 단체는 전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대표가 A국장의 동물 폭행을 덮어준 것은 후원금을 부정하게 운영하는 특수 관계에 있기 때문”이라며 전 대표의 사과와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노조와 공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 대표와 A국장 등 카라측 인사가 공익법인인 동물단체 ‘KK9R’의 거래에서 5년째 차명계좌 및 페이퍼컴퍼니에 비용을 입금하는 것에 협조해 왔으며, 4년간 약 3억에 이르는 금액이 탈세에 이용됐다고 주장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의 이선민 변호사는 이 자리에서 “KK9이 장기간 반복적으로 차명계좌를 사용한 것은 수입금액 신고를 누락하기 위한 것으로 강하게 의심된다. 조세 포탈을 위한 고의적 행위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라가 KK9의 불법을 묵인하고 차명계좌로 돈을 입금해 왔기 때문에 KK9이 4년간 불법행위를 할 수 있었고, 카라가 범죄 행위의 방조를 넘어 적극 가담해 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전 대표의 배임 의혹도 제기됐다.
이선민 변호사는 “2024년 3월 28일, 23년 12월 14일 두 차례에 걸쳐 대표 명의의 카드로 820여만 원의 거래가 있었다”며 “업무와 관련이 없는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이 확인될 때는 업무상 배임죄로 처벌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에 따르면, 전 대표는 2023년 12월에 골드바 10돈을 3,85만원에 단체 운영비로 구매했고, 2024년 3월에는 롯데백화점 한국금거래소에서 4,37만 6,000원을 단체 법인카드로 결제했다고 한다. 노조 측은 “동물권 시민단체에서 어떠한 목적으로 8백만 원이 넘는 금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인지 전 대표는 구매 목적과 금의 소재를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희종 공대위 위원장(서울대 명예교수)은 “후원금으로 골드바 구매는 어떤 형태로 사용되었건 적절하지 않다”며 “전 대표는 물론 전 대표의 행보를 지지하는 현 이사진도 전원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A국장의 동물학대 의혹을 폭로한 활동가 배현주 씨는 “동물 폭행에 대한 정확한 진상규명을 하려는 의지 없이 폭행 사실을 은폐·축소하기에 급급한 전 대표의 태도에 너무 화가 나고 절망해서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며 “프레임 만들기와 으름장 놓기에 노력을 쏟을 게 아니라 하루빨리 문제가 되는 사실들을 인정·사과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변 김소리 변호사는 “카라에서 발생한 동물 폭행 등의 문제 역시 조직의 구조적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민주적인 조직 운영, 보다 안전하고 안정적인 근로 여건 형성을 통해 동물권 운동이 나아갈 수 있다”며 “카라는 노조 조합원들의 정당한 노조 활동에 대한 혐오를 중단하고 전진경 대표는 이번 사태에 책임지고 사퇴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김진억 본부장은 부당징계, 셀프연임, 전 대표 취임 이후 44명 활동가 퇴사, 초단기 3개월 채용, 관리자들의 어용노조 가입, 노조탄압, 노조와해 컨설팅 의혹 등을 언급하며 “반노동 악질 사업장에서 벌어지는 탄압이 시민단체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라 노조 고현선 지회장은 “전 대표가 동물 폭행을 전면 부인하고 KK9이 소수 단체들을 모아 노동조합을 비난하고 유료 광고를 하는 것은 (두 단체가) 돈으로 묶여있기 때문”이라며 “민주적인 조직 운영 시스템을 회복하며 동물과 활동가 모두의 건강한 삶을 지켜내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카라 노조는 지난달 27일 ‘10년간 이어진 구조동물 상습 폭행 방치해 온 동물권행동 카라’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카라 내뷰의 동물 학대 문제를 폭로했다.
노조는 “A국장이 2015년부터 보호 동물을 최소 40여 마리나 폭행했다는 충격적 사실이 내부 제보로 밝혀졌다”며 “2017년 A국장은 상습 동물 폭행 사안으로 징계를 받았으나, 팀장 직위 해제 경징계에 그쳤고 A국장의 폭력적 동물 관리 문제는 방치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 대표는 A국장을 카라 동물보호 센터를 관리하는 ‘동물복지그룹 국장’으로 승진시켰다”며 “카라의 모든 구조동물은 A국장의 손을 거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전 대표는 카라 동물 보호 센터를 동물 폭행을 일삼는 A국장의 왕국으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지난 29일에도 ‘구호 동물을 때린 것만 폭력이 아니다-A국장의 동물복지 훼손 사례 더 밝혀져’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동물 상습 폭행뿐 아니라 고양이 화장실에 모래를 너무 적게 붓는 등 A국장과 관련된 동물복지 훼손 사례가 추가로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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