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 등 일부 프랜차이즈, ‘유료화한 ’배민클럽‘ 미가입 권고’ 안내문 발송
뉴스밸런스는 우리 사회에서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거나 화제가 되는 이슈 및 정책을 대상으로 찬성론과 반대론이 한판 승부를 벌이는 논쟁터입니다. 양측 주장과 의견을 최대한 공정하고 충실히 전달함으로써 독자들의 정확한 판단과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주제는 “한국프랜차이즈협회 vs 배달앱…배달 수수료 갈등, ‘폭발 직전’”입니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와 우아한형제들의 주장을 중심으로 최근 격화하고 있는 배달 수수료 논란을 취재했습니다. <편집자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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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지난 6일 서울 강서구 협회 회의실에서 '프랜차이즈 배달앱 사태 비상대책위원회 발족식'을 개최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제공 |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 등 1300여 곳이 가입해 있는 한국프랜차이즈협회가 국내 대표 배달 앱 3사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겠다고 천명하며 강력한 공동 대응에 나섰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이하 협회)는 지난 6일 배달 플랫폼사의 과도한 수수료를 비판하며 ‘프랜차이즈 배달앱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발족하고 이달 중으로 배달앱 3사(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겠다고 밝혔다. ‘무료 배달’ 경쟁으로 발생한 손실을 중계수수료 인상을 통해 음식점에 떠넘겼다는 것이다.
협회는 배달앱 수수료 인상을 독과점사업자의 불공정 거래 행위로 보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가격을 올릴 때는 사전에 협의를 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게 협회측 주장이다.
협회가 배달앱을 대상으로 공정위 신고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정현식 협회장은 이날 서울 강서구 협회에서 열린 비대위 발대식에서 “최근 현장의 배달 수수료 부담으로 물가 인상까지 촉발되고 있으나, 배달앱 3사는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는 데만 급급한 상황"이라며 "비대위를 통해 공정위 신고 등 법적 대응을 추진하고 업계 공동 대응 등 실효성 있는 방안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가 배달앱 3사를 공정위에 신고하겠다며 강수를 두고 나선 데는 최근 배달앱 수수료 문제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배달앱 업계 1위이자 시장 점유율 60%가 넘는 배민은 최근 배민1플러스(배민배달) 중개수수료율을 9.8%로 기존보다 3%포인트 인상했다. 요기요는 9.7%, 쿠팡이츠는 9.8%로 이미 비슷한 수준의 중개 수수료를 받고 있었다. 1~3위 플랫폼이 수수료율을 비슷하게 맞추는 것은 ‘담합’과 다르지 않다는 게 협회의 지적이다.
협회는 지난 7월 ‘배민의 수수료율 인상 규탄 및 철회 촉구’ 입장문을 통해 “업계 1위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약 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도 올해 초 정률제 기반 배민원플러스를 출시, 앱 내 노출, 무료 배달 프로모션 등에서 차별을 두며 절대 다수인 정액제 이용 업주들의 요금제 전환을 반강제해 왔다”면서 “이로 인해 현재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는 30%에 육박하는 극심한 수수료 부담으로 큰 경영위기에 빠져 있으며, 불가피한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물가 인상의 주범으로까지 몰리며 전 국민들에게 지탄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배민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 ‘배민클럽’이 11일부터 유료화로 전환된 것도 협회의 강경 대응을 촉발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배민클럽은 구독비(월 3990원)를 내는 가입자에게 배달비 혜택을 제공하는 구독 멤버십 프로그램이다. 배달 기사가 여러 곳을 동시에 배달하는 ‘알뜰배달’을 선택할 경우 배달비가 무료고, 배달 기사가 한 집만 빠르게 배달하는 ‘한집배달’은 배달비를 일부 할인해준다.
앞서 배민은 지난달 20일부터 배민클럽을 유료화할 방침이었지만, 배민배달이 아닌 ‘가게배달’을 이용하는 식당도 배민클럽 무료배달 서비스 대상에 포함하기로 하면서 한차례 연장한 바 있다.
배민은 무료체험기간(7월9일∼9월10일까지) 한 번이라도 배민클럽을 이용해본 고객 수가 1000만명에 이르고, 고객 한 명당 평균 1만7600원의 배달비를 절약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또 배민클럽에 참여한 가게의 주문 수가 29% 성장하는 등 업주들에게도 도움이 됐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하는 업주들은 “가게배달도 배민클럽 대상에 포함되면서 부담은 더욱 커졌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업주들의 배민 가입 방식은 크게 배민이 배달까지 책임지는 배민배달과 중개까지만 하는 가게배달로 나뉘는데 기존의 가게배달 매장은 배달비 부담을 고객과 분담할 수 있었지만 배민클럽에 편입되면 무료 배달 비용을 온전하게 매장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게배달 매장이 배민클럽을 이용하면 정률제로 건당 수수료(6.8%∼9.8%)도 부담해야 한다.
배민클럽 유료화에 대한 외식 프랜차이즈들의 불만도 점차 노골화하고 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는 최근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배민클럽을 이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는 안내문을 보냈다. 배민클럽 수익성 분석 결과 이득이 크지 않고, 앱 내 노출 감소로 다소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수수료 비용 부담을 날리지 않는 편이 낫다고 봤기 때문이다.
써브웨이, 본아이에프, 고봉민김밥 등 다수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들도 가맹점주들의 수수료 부담을 늘리지 않기 위해 배민클럽 이용을 점주 재량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나명석 협회 비대위원장은 “배달앱 3사가 올해 무료배달 경쟁으로 인한 비용을 모두 가맹점에 전가해 배달 비중이 높은 치킨, 피자, 족발 등 관련 업계가 초토화되고 있다”면서 “업계의 현 상황을 널리 알리고 이달 중 공정위 신고를 추진하는 한편 더욱 많은 브랜드가 함께 할 수 있도록 비대위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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